직장생활에 지친 이들을 위해서
하.. 또 출근이네
매일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늘 비슷하다. "오늘도 출근이네", "그냥 이불속에 전기장판 키면서 계속 눕고 싶다" 그냥 딱 그 정도.
출근 준비는 항상 패턴이 똑같다. 씻고, 옷 입고, 우유 한잔 마시면서 집을 나서본다. 놀랍게도 준비하는 과정 중 표정 변하도 아무 감정도 없는 로봇과도 같다. 회사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아직 하루가 시작되지 않는 느낌이라 그냥 무덤덤하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타 부서 팀장님 "잘 잤어?" (잘 잤겠냐고요..) 아침 시작부터 회사 관련 얘기를 하는데 벌써 진이 빠지는 이 기분.. 아침부터 에너지 쓰기 싫어서 말을 아꼈다.
우선 자리에 앉으면 메일과 메신저를 확인을 한다. 일단 온 건 없는데 그냥 훑어본다. 급한 척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 이 분위기는 나에게 일을 시키지 마시오라는 경고와도 같다.
나는 월요일이 세상에서 제일 싫다. 물론 일요일이 지난 월요병일 수도 있지만 우린 월요일 아침에 고정적으로 팀 회의가 있다. 서울이 아닌 각 지방으로 사업장이 있어 팀원들이 흩어져있기에 매주 월요일마다 이슈사항이나 공지사항 등 전달을 하게 되며, 필요시 각 담당별로 보고를 한다.
화상으로 진행되기에 우선 고개를 끄덕이며 다 이해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궁금한 게 있어도 질문하면 안 해도 될 일이 늘어날까 봐 조용히 그리고 묵묵하게 있는 게 익숙해졌다.
회사는 딱 일한 만큼 받아야 한다고 본다. 같은 월급에서 나만 일을 더 할 순 없지!
점심시간이 다가오는데 이 시간이 제일 애매하다. 도대체 뭘 먹어야 하며 먹는 시간은 짧은데 같이 있는 시간은 길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날씨가 무척 추워졌다", "곧 크리스마스네요", "흑백요리사 보셨어요?"
그냥 아무 주제나 던져서 한 개라도 물어라 이런 심정으로 대화를 던진다.
오늘도 직장인의 소울푸드 '국밥'으로 선택.
오후시간에 식곤증이 몰려오고, 제일 일하기 싫다. (그냥 백수하고 싶다)
집중력이 떨어져 회사 옆에 롯데리아가 있어 커피를 포장해 온다. 몰랐는데 롯데리아 커피가 아주 진국이었다.
우리는 5시 30분 되면 퇴근인데 5시에 이미 몸은 밖에 나와있다. 5시 20분쯤 되자 갑자기 팀장님이 긴급한 회의가 있어 짧게 화상회의를 하자고 했다. 아니 퇴근시간 10분 남았는데요?.. 그냥 카톡으로나 내일 아침에 해도 되잖아요;; 정말 이해할 수 없다.. 본인이 잊을 거 같아서 미리 얘기하는 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항상 팀장님의 속내를 모르겠다. 전쟁 같은 하루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 뭔가 급 현타가 온다.
"오늘 뭐 한 거지?", 큰 실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성과도 없었다.
회사에 다닌다고 해서 안전한 울타리에 있는 건 절대 아니라고 본다. 회사를 통해 답을 알게 된다거나 성장하는 건 더욱 아니다. 오히려 모르는 것들이 쌓이고 쌓이게 된다. 이 일이 맞는지 또는 이 속도와 방향성이 맞는지 계속 의구심이 든다. 다들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지
최근에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라는 드라마를 본 적이 있다. 20년 넘게 근무한 김 부장도 결국 임원을 달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지만, 사실상 모든 직장인의 고충이 아닐까 싶다.
언제까지 회사라는 울타리에 있을 수 있으며, 어느 높이 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이만저만 고민이 아닐 것이다.
불안한 생활 속 어쩌겠어.. 그냥 묵묵하게 다니다 보면 알아서 되겠지.
끝내 김 부장은 깨달은 게 직장에 너무 목숨 걸고 다녔다는 게 후회가 되며, 결국 사람은 소모품 같은 존재 그리고 언제든지 교체되고, 그만둘 수 있다는 것을
일 많이 해도 인정 못 받고 그냥 눈치껏 버티면서 살아남는 것이다.
결국 남는 건 회사가 아닌 퇴근 후 내 가치를 키우는 일인 것이었다.
이렇게 말하고 몇 시간 뒤
내일도 출근하는 무한 사이클 속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