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련을 주나이까
핸드폰 알람 울리면 괜히 불안한 마음이다.
병원 일정이 바뀌었거나, 검사 결과가 나왔거나, 아니면..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지만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극악의 상황으로 갔을 때 "이제 여기까지 인 거 같습니다"이런 문자가 올까 봐 괜히 마음 졸이면서 휴대폰을 확인한다. 아버지는 항상 나에게 와서 묻는다. "내일 시간 돼?" 미안한 마음이 크게 느껴지는 그 떨림의 숨소리였다. "당연히 되죠! 아 맞다 지난번에 점심때 못 먹었던 칼국수 먹으러 가요" 괜히 대화 주제를 바꿔본다.
오늘은 교수님 일정이 늦은 오후시간 밖에 안 돼서 여유가 있었다. 새벽 4시쯤 일어나지 않아도 됐었다. 이게 참 습관이라는 게 알람도 안 맞춰놨는데 자동으로 새벽 4시 반에 눈이 번쩍 떠졌다.
왠지 모자 푹 눌러쓰고 바로 나가봐야 할거 같았다.
오늘은 오전 10시쯤 출발하여 간단하게 점심 먹고 수서역에 오후 2시쯤 도착하였다.
그래도 아버지는 저번보다 덜 피곤해 보였고, 컨디션도 괜찮아 보였다. 이토록 건강하고 잘 나갔던 아버지인데.. 어느 순간에 이렇게 됐을까?.. 하늘도 무심하시지!!! 바다에서 태어나시고 지금 현재 산악회 회장이신 아버지
아버지는 낚시도 잘하시고, 요리도 청소도 살림꾼이셨다.
어머니가 퇴근하시기 전에 집에 요리를 다 해놓고, 어머니가 일하시는 곳까지 차로 마중 나가는 아버지
이게 매일 빠짐없이 가는 모습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급한 일정이 있을 때 나보고 가라고 했다)
아버지 영향으로 나도 자주는 아니지만 비 오는 날, 굉장히 추운 날에 회사 앞까지 와서 마중 나간다.
새삼 느끼지만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항상 진심이었으며, 뭐든 꾸준히 하셨다.
이렇게 부족함 없는 아버지를 왜 큰 병.. 특히 암이라는 걸 주셨는지! 못된 '악'을 끌어온 듯하다.
사실 내가 교회를 가게 된 것도 옛날에는 쿠폰파티다 뭐다 이런 놀이가 많았다. 그런 놀이에 빠져 자주 갔었는데 요새 현생에 살아 잘못가게됐다.. 하지만 지금은 아버지를 위해서 교회를 가고 있다. 항상 교회 오고 집 가기 전 하나님께 기도를 한다. "하나님 부디 우리 아버지 모든 병 완쾌하고, 다시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게 해주세요" 내 기도 들어달라고 하루에도 빠짐없이 기도를 한다. 집에 잠들기 전에도 무릎 꿇고 간절하게 기도를 했다.
이토록 눈물 나도록 간절하게 무엇을 바라기는 처음이라 더욱 절실했다. 나는 하나님이라는 존재가 있다고 믿는다. 아니 있기를 바란다! (눈에 안 보이는 공기, 바람도 우리 곁에 있으니)
다시 돌아와 우리가 제일 마지막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실에 앉았다. 진료는 15-20분 만에 끝나고, 대기만 약 2시간 넘게 걸린다. 그리고 지방 사람들은 서울경기권 큰 병원에 치료받기를 원하니 더욱 지체가 되는 것 같다. "이 OO 환자분" 우리 이름이 호명됐다. 나는 개인적으로 병원에서는 OOO 씨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 아픈데 더 아파지는 느낌이랄까..? 아버지랑 손 잡고 들어서는 순간 저번이랑 느낌이 다르게 답답하고 갑갑한 공기가 나를 조여왔다. 카메라로 아버지 입속 깊숙이 넣고 촬영도 하고 이것저것 검사 결과 얘기를 듣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교수님의 그 말이 거짓말이라고 믿고 싶었고, 현실을 부정했다.
오후 4시 반 아버지가 입원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