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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환 Apr 14. 2024

닮고 싶은 동료 - 말을 아낄 줄 아는 사람

회사 동료 관찰기

말(言)이라는 게 한번 내뱉으면 쓸어 담을 수 없고,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라는 말이 있듯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말 한마디의 여파도 상당하다. 이렇게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함이 요구된다는 걸 잘 알지만, 내 성향 상 사람들이 모이면 이야기를 주도하기도 하고 말실수도 더러 한다.


인원이 많은 회사에서는 동료 간 이야기할 일이 많고 대화를 하다 보면 업무 이야기를 벗어나 여가 시간 취미, 가족, 때때로는 시사 이슈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럴 때 누군가는 다른 사람의 일에 조언, 더 나아가 참견과 비슷한 말을 하기도 하고 의견에 충돌할 때 대립하는 의견도 내놓기도 한다. 물론 그런 이야기들이 건강한 대화일 수도 있지만 그 대화가 불필요한 갈등을 내놓기도 한다. 가까운 친구나 가족들과의 대화라면 그런 갈등도 더 쉽게 풀 수 있고 오해의 소지가 적지만, 회사에서 사적인 이야기에서 기인한 마찰이 발생하면 업무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더 골치 아프지 않겠는가.


주변에 나와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을 보면서 많이 배우곤 하는데, 우리 부서에 내가 꼭 배울 점을 가진 동료 S님이 있다.


S님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많은 자리에서 말을 아낀다. 낯을 가리기도 하고 내향적인 성격도 그 자세에 한 몫하겠지만, 결국 그 자세가 나에겐 배우고 싶은 자세이다. S님이 확실하게 알고 있지 않은 것 또는 상대와 의견이 다른 것에 대해서는 절대로 강하게 의견을 내세우거나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S님은 본인의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는다. 대개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이번에 새로 이사한 집에 대해 자랑하고 싶을 수도 있고 사수와 갈등이 있어 힘들었던 일을 터놓고 위로받고 싶어 할 수도 있다. S님은 다른 사람이 투덜댈 때면 같이 공감과 위로를 해주고, 자랑을 하면 조용히 들어준다. 그렇지만 본인의 자랑이나 불평은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처음에는 동료들에게 쉽사리 마음을 안 내준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그런 이야기들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런 이야기가 있어야만 친해질 수 있는 것도 아님을 뒤늦게 깨달았다.


S님은 유머러스하다. S님이 사람들이 많은 자리에서는 말을 아낀다고 해서, 조용하고 고리타분한 사람을 떠올렸을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반전으로, S님은 굉장히 유머러스한 사람이다. 그 유머는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지도, 오해를 부르지도 않고 그저 사람들을 웃기는 재미있는 말 그 자체이다.


회사에서 동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가끔은 침묵이 불편해서 말을 먼저 꺼내게 된다. 그렇게 대화를 주도하고 말을 많이 하다 보니 불필요한 말, 후회할 말들을 했던 것 같다. 내가 어떤 주제에 대해서 확실하게 아는 게 아니라면, 또 내 개인적인 일에 대해서 참견을 듣고 싶지 않다면, 말을 아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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