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들이 사는 나라》를 읽고
출근을 하면 창문을 열고 공기청정기부터 켠다.
우유 당번 두 명에게 우유를 가져오게 하고, 우유 대장을 맡은 학생들은 네임펜으로 우유에 출석번호를 쓴 후 나눠 준다. 출석번호를 쓰는 이유는 우유 신청자 모두가 빠짐없이 우유를 먹도록 하기 위해서다.
자기 책상 주변엔 미니 빗자루로 쓸고 물티슈로 닦도록 시킨다. 나도 밀대로 닦긴 하지만 책상과 책상 사이, 의자와 책상 사이는 학생들이 해주면 내가 마무리하기 수월하기에 청소를 시킨다.
수업 시간에도 필요하면 화장실을 가도록 허락하고 있지만 쉬는 시간에 다녀올 것을 강조한다.
급식소를 갈 땐 줄 서는 방법, 교실 자리 배치 방법은 내가 정한다.
가끔 1학년 학생들이 그렇게 하기 싫다고 말할 때 있다. 5학년을 가르칠 땐 학생들은 하기 싫다는 말을 나에게 하지 못했건만. 1학년은 어리지. 생각한 만큼 온전히 표현하는 디테일이 부족하다고 여기고 답을 해준다. "선생님이 정하는 거예요. 하기 싫다고 해서 안 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해야 해요."
《말들이 사는 나라》많이 읽었고 읽어줬다. 착한 말, 나쁜 말 서로 배운다는 부분에 중점을 두어 감상을 했다면 오늘은 달랐다. 혹시 내가 구름 요정이었는데 거만한 구름 대왕이 된 건 아닐까? 교실 안에서 구름 대왕, 1학년 담임 중에서도 부장이니까 결정권을 가진 대왕.
내 생각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일이 잦다. 학교뿐만 아니라 작가로서도 그렇게 생각했다.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점,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언어와 관련된, 책인데 오늘따라 구름 대왕에 꽂혔다.
내가 맞고 상대방이 틀렸다고 생각하면 싸울 테고, 상대방 말도 옳다고 생각하면 재미나게 교류할 수 있겠다.
같은 그림책도 시기를 두고 조금 다른 시선에서, 여럿이 읽어보면 나를 돌아볼 수 있다. 모임의 장점이다.
일요일 밤 9시부터 10시 넘어서까지 함께해 준 아홉 명 작가님들께 감사드린다. 월요병 그림책 덕분에 사라지길 응원 드린다.
https://blog.naver.com/giantbaekjak/2234084640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