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소명

by 백작

해야 할 일을 소명이라고 여기면, 즐겁게 일할 수 있습니다.

소명이라고 여기지 않고 일을 한다면 힘이 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소명이라고 여기고 일을 했을 때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휴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내일부터 출근합니다. 목요일과 금요일은 5교시까지 수업이 있습니다. 실무원 선생님도 교실에 들어오기 때문에 해당 시간에는 놀이를 하거나 만들기를 하면 활동하기 수월합니다.

제가 가장 지도하기 어려워하는 부분이 놀이와 만들기입니다. 그래서 미리 자료를 준비하고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다행히 다음 주부터는 놀이 선생님이 들어올 예정이라 내일과 모레 차분하게 앉아 있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놀이 선생님이 오도록 하기 위해서 제가 처리할 업무가 여러 가지입니다. 우선 신원 조회를 위한 내부 결재를 해야 하고, 수업 계획서를 첨부해야 합니다. 내일 반드시 놀이 선생님 관련 일을 처리해야 하고 5시간 수업도 해야 하며 실무원 선생님 오는 시간에 수업도 맞춰줘야 합니다.

게다가 개개인 한글 해득 검사도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일거리가 쌓여 있습니다. 연휴 마치고 출근하는 저는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러나 소명이라고 생각하면 마음가짐이 달라집니다. 저는 신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에게 아이들을 돌보고 가르치라고 누군가가 맡긴 일이라고 생각하면 아이들 챙기고 돕는 일을 적극적으로 해나가게 되더라고요. 할 수 있습니다. 하이파이브를 외쳐보렵니다.

교회에서 찬양팀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방금 찬양 인도자가 밴드에 콘티와 악보를 올려주었습니다. 추석 연휴 앞둔 일요일에는 교회에 가지 못했습니다. 장해독으로 인해 혹시라도 자주 화장실을 가야 할까 봐 신경이 쓰였던 것입니다. 연습에 참여하지 못했으니 악보를 보고 개인 연습을 더 해야 합니다. 음악을 듣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저는 노래 부르고 듣는 일을 즐깁니다. 제가 좋아서 참여한 찬양팀인데요, 맡은 역할 덕분에 교회 안에서도 소속감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찬양팀 안에서 저의 소명은 음정을 놓치지 않고 잘 잡는 일입니다. 소명의 사이즈가 작아 보이지요? 음정을 잘 잡아야 예배 시작 때 성도들이 편안하게 가사를 음미합니다. 그리고 찬양 인도자도 성도들을 향해 멘트도 마음껏 말할 수 있습니다.

소명, 자주 사용하는 단어는 아닙니다. 저도 오랜만에 일에 대해 생각해 보다가 단어를 떠올렸습니다. 맡겨진 일에 감사하고, 성실하게 해내는 태도로 매일 살아간다면 일 처리에 대해 자신감도 생길 테고요, 저를 향한 다른 사람의 신뢰도 덤으로 얻게 될 겁니다.

지치게 만드는 날씨, 사람과의 관계, 돌발 상황 등에서 제가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 떠올립니다. 소명은 일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이왕 일할 거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입니다. 교사도, 싱어도 사람을 챙기는 업무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3일 장해독 종료, 일주일 죽, 두부, 버섯 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