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역에서 출발했습니다. 혼자 열차 타는 일이 많았는데 이번엔 동행자가 있습니다. 가장 가까이 계신 두 분이 백작 부족이 된 이후 처음으로 공저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들을 잘 모시고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운전은 제가 아니라 김 작가가 했습니다. 동료로, 글 친구로 동행하는 작가님에게 고맙습니다.
주차장 만 차라 염려했습니다. 옆 또 다른 주차장을 발견한 김 작가가 한방에 주차를 합니다. 몇 걸음 더 걸어야 하는 주차장에서, 역 입구 쪽으로 걸어가다가 나팔꽃을 발견했습니다. 아침에 활짝 핀 것을 보고 김 작가는 색종이 색깔 같다고 표현합니다. 진한 것이 딱입니다.
작가님들의 설렘이 나팔꽃에서 느껴집니다.
나팔꽃 사진을 찍으려는데 최 작가가 폰을 집에 두고 왔다고 했습니다. 열차 출발 시각까지 25분 남아 있었습니다. 남편이 폰을 갖다 준다고 해서 안심했지요.
백작 공저 3기에서 강 작가 폰 사건이 생각납니다. 대전역 화장실에 두고 온 폰을 찾으러 대전역까지 달려간 날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강 작가는 오늘 영재 대상 수업이 있어서 공저 계약에 함께하지 못하네요.
누가 보면 별것 아닌 사소한 일이지만, 폰 사건 덕분에 3기와 5기를 연결됩니다. 5기 방에 사진을 보냈더니 강 작가가 김 작가에게, 최 작가 잘 부탁한다고 말합니다. 강 작가와 최 작가가 짝꿍 퇴고 짝지였습니다. 톡 방이 따뜻합니다.
전날에 근무 땜에 오지 못한다는 글빛혁수작가도 "지금까지 계약 날에는 빠진 적이 없는데"라고 톡을 올려두었습니다. 아쉬움이 묻어납니다.
못 올 거라고 생각했던 이 팀장 작가는 열차표를 구했다고 소식을 전해줍니다. 공저자들이 감탄합니다. 오프에서 얼굴 보면 이후 글공부에서도 더 친근감 있습니다. 다행입니다.
오늘 만날, 신 작가, 이 작가, 윤 작가, 전 작가, 조 작가. 공저 회원으로 만나는 전 작가와 이 작가까지. 오가는 길 모두 안전하길 바랍니다.
오늘만큼은 공저자들이 주인공입니다. 주인공의 기쁨을 누리는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철망 사이에서 나팔꽃이 자신의 거기 있다며 얼굴을 내민 것처럼, 첫 책 원고를 세상에 내 보내는 날! 우리 삶이 나팔꽃이길, 갈수록 점점 좋아지는 책을 쓸 거라는 기대도 품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