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놀이 중에 '마음이 통통' 프로그램이 있다.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함께 읽은 후 주제어를 하나 정한다. 오늘은 주제어를 장소로 정했다. 동화책 <쿵쿵! 마음을 말해 봐!>를 완독한 오늘, 책 속에 나온 장소 다섯 개를 종이에 쓰게 했다.
1학년 학생들은 궁전 학교, 공주 방, 숲, 놀이터, 왕비 방처럼 다섯 개의 단어를 각자 잘 찾아서 종이에 썼다. 그런 다음 21명의 친구들 중에 몇 명이 궁전 학교를 썼는지 인원수를 셌다. 15명이 썼으면 15점이 된다. 다람쥐 집을 쓴 친구들 2명뿐이었다. 2명만 쓰면 점수가 낮아진다며 아쉬워한다. 이럴 때 필요한 건 교사인 내가 꼼꼼하게 책 읽는 친구를 인정하는 태도다.
"책을 집중해서 읽었네. 다람쥐 집은 선생님도 깜박하고 쓰지 않았는데 잘 찾았다. 굿굿!"
점수가 높으면 높은 대로 학급 친구들과 마음이 잘 통한 거고 점수가 낮으면 낮은 대로 책 구석구석 내용을 잘 기억한 것이다. 모두가 다 1등인 책놀이. 이렇게 아이들과 경쟁 대신 서로 인정하는 분위기로 책을 읽도록 돕는다. 김해 독서교육지원단 활동 덕분에 알게 된 방법이다.
글과 삶에서도 이러한 태도를 가지고 싶다. 우리가 쓰는 글에는 '오늘'을 담는다. 오늘 하루에서 성과가 나올 수도 있지만 평범한 하루도 있기 마련이다. 예상했던 결과와 달리 실패할 수도 있다. 어떤 상황이 주어지더라도 나라는 필터를 통해 하루에 의미를 부여하면 '마음이 통통'처럼 삶 놀이가 되는 것이다. 성과에 기뻐하는 건 좋지만 예상보다 잘 하지 못했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가 없다는 거, 작가 삶의 장점이다. 나는 의미 필터를 가지고 있는 존재니까.
짧지만 강렬했던 법륜 스님 강의 내용이 떠오른다. "내가 좋아서 하며 된다. 인생은 그때그때가 좋다."
오늘 새벽 4시까지 내가 책임지고 있는 공저 팀 원고를 다시 취합 정리했다. 빠진 꼭지 하나를 찾아내서 안도했다. 놓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새벽까지 작업하고 3시간 자고 일어났다. 지금까지 학생들 앞에 에너지 불살랐다. 잠시 후 부장 협의 가기 전에 이 글을 쓰고 있다. 오늘은 육아시간도 쓰지 못하지만 내가 원해서, 좋아서 일하는 오늘, 행복이란 의미를 부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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