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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군 Aug 13. 2018

어느 직장인의 평일 강원도 철원 안보견학

6월 호국의 달 떠나는 안보견학

월차 내고 거길 왜가?




지난 6월 그것도 6월 25일 월차를 쓰고 강원도를 다녀왔다.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북미 정상회담을 하는 듯 한반도 평화무드인 상황에서 강원도를 그것도 안보견학을 간다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했다.

"네가 거길 왜가?"

라는 말을 몇 번은 더 들었던 것 같다.


1 기갑여단 -> 노동당사 -> 월정리역 -> 백마고지


하루 동안 위의 일정으로 다녀왔다. 사실 올해 초부터 직접 기획했던 행사였기도 해서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고민도 하고, 평일이라는 시간을 뺏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제대로 된 체험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코스를 하나둘씩 짰다.


같이 갔던 일행 중 전 국사편찬위원장을 하셨던 교수님도 동행을 해주셔서 평소에는 알 수도 없었던 역사적인 내용들도 들으면서 가니 이해도가 더 높아진 것 같다.

진충보국'盡忠報國'


충성을 다하여 나라에 보답한다.라는 뜻의 문구가 1 기갑여단 역사관에 방문하니 눈에 띄었다. 옆에 쓰인 글자를 보니 백범 김구 선생님의 이름 또한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왔다.


진충보국이라는 이 글자가 군인에게 주어진 사명으로서 제 격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와 동시에 언젠가 이야기를 들었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군인이 존경받는 사회로 변화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단 안에서 있는 것들은 사진으로 남기기엔 조금 그럴 것 같아서 자세한 내용은 생략을 하겠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힘쓰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에 든든함을 느꼈던 방문이었다.


포천에 있는 여단을 뒤로 두고 강원도 철원으로 떠났다. 개인적으로는 아마 이날 처음으로 철원이라는 공간을 간 것 같다.

노동당 사는 재밌게 보았던 강철비라는 영화에서 잠깐 나왔던 장소이기도 하고, 의미가 있는 곳이기도 해서 새로웠다. 6.25라서 그런지 군복을 입은 병사들이 앉아서 해설 사분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벽 곳곳에 포탄을 맞은 흔적들이 가득했다. 내부도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들어가지 못해서 아쉬웠다.

6.25 전쟁 후 우리 국군이  이 곳을 점령했을 때 그 당시 노동당사 안에는 고문 도구들과 다량의 인골들이 있었다고 한다. 철원이라는 곳이 예전에 궁예가 도읍지로 삼았던 곳이기도 하고, 철원평야 지역이 북한에게도 매력적인 곳이었기에 지속적으로 통치하기 위해서 온갖 만행들이 많이 일어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노동당사 근처에 있던 제비집

어렸을 적 시골집에서 종종 봤던 제비 그리고 제비집이었지만 최근에 보지 못했던 제비를 볼 수 있다는 게 신선했다.

노동당사를 떠나서 월정리역을 도착했다. 일부 사진 촬영 금지 지역들이 있어서 사진을 제대로 찍지는 못했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 라는 문구와 북한 지역들과의 거리가 인상 깊었다. '그렇게 멀지 않네?'


알기로는 우리나라 최북단에 있는 철도라고 들었다. 예전에 파주에 JSA를 비롯하여 여러 군데에서 봤던 기차도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되었다. 같이 갔던 한 탈북민이 자신의 고향이 적힌 그림과 사진을 찍던 게 문뜩 생각이 났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마지막 일정은 백마고지였다. 열흘 정도의 기간 동안 주인이 24차례나 바뀔정도로 전투가 치열했던 장소이다. 그 시절 수많은 사람들이 전사하였던 장소인 만큼 아픔이 서려있는 곳이다. 지금 철원을 우리가 마음대로 갈 수 있던 것도 그 이유가 컸다.

백마고지 위령비

호국영령들을 위한 묵념을 하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분들의 이름들을 보고 계급들을 보면서 젊은 시기에 나라를 위해서 희생하신 분들을 떠올리며, 오전에 봤던 진충보국이라는 글자가 동시에 떠올랐다.

백마고지 전투에 대한 설명들이 잘되어있었다.


직장인이라서 당장은 안보에 대해서 많은 신경을 쓸 수는 없었지만, 시간을 내서 직접 돌아보고 설명들 듣고 보다 보니 느껴지는 것들이 많았다.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막상 국사 수업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그리고 보는 것이 많아질수록 왜 국사 공부를 더 열심히 하지 않았지?라는 후회가 생길 때가 종종 있다. 학부시절 정치외교학을 공부해서 남북관계나 국제관계에 대해서 공부를 해왔지만 이렇게 직접 보고 느끼는 것에 대한 학습효과도 무시하지 못하는 것 같다.


가끔 이런 자리를 만들고 그 순간순간 느꼈던 생각들을 글로써 남겨나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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