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코로나 사태로 한순간에 사이버대 박사과정이 되었다.

코로나 사태가 갖고 온 사이버 강의 시대, 직장과 사이버 강의 병행은?

by 백군


나는 요즘 사이버대 박사과정에 다니고 있어



사람들이 필자를 만날 때마다 안부처럼 물어보는 것이 있다. "요즘 학교 다니는 건 어때?"


필자는 직장 생활을 한 지 벌써 5년차가 되었다. 그중 7학기 그러니까 3년 반 동안 평일 저녁 그리고 주말마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석사, 박사 과정을 병행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친구들이나 학교를 다니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종종 물어보곤 한다.


그럼 자연스럽게 학교 과제 또는 팀플이나 회사생활과의 병행으로 인한 스트레스나, 배우는 즐거움을 이야기하곤 한다.


이와 동시에 본인들도 대학교를 졸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너 방학은 언제야?" , "중간, 기말고사는 언제야?" 등과 같은 질문을 많이 하곤 하는데


그러면 나는 속으로는 '너네들 다녔을 때랑 학기는 같아'라고 생각하면서도


"xx월부터 xx월 까지야"라고 말하곤 한다.


이러한 뻔한 지인들의 질문 레퍼토리에 최근 추가된 질문들이 하나 생겼다.


바로 "요즘 코로나 때문에 다들 개강 미뤄졌다는데 너는 어때?"라던지 "인터넷으로 수업 듣는 것은 어때?"라는 질문들이 추가가 된 것이다.


이때 나는 우스갯소리로 "나 요즘 사이버대학교 박사과정 다니는데 몰랐니?"라는 대답을 하곤 한다.

그러면 지인들은 똑같이 우스갯소리로 우리 귓가에 맴돌고 있는

"xx사이버대학에 다니고 나의 성공시대 시작됐다" 라는 xx사이버대학교 cm송으로 회답을 하곤 한다.


그리고 사실 개인적으로 사이버대를 통해서 석사과정을 다니는 사람들은 종종 보았는데, 박사과정은 거의 본 적이 없다. 게다가 필자가 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원에는 사이버대학교가 별도로 설립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 보니 평생 다녀볼 일이 없을 것 같던 사이버 과정을 통해서 학기를 진행하고 있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아마 지금 추세대로라면 이번 학기 내내 온라인으로 수업을 할 기세다.


첫 주에 개강을 했을 때만 해도, 개강을 한다는 실감도 없고, 교수님이나 학생들이나 다들 우왕좌왕하면서 첫 주가 지나간 듯하다. 지난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재택근무를 했을 때 느꼈던 경험들의 다른 개념으로,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대학교 과정이 사이버 과정으로 바뀐 이후에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직장인의 입장으로서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다.



#학교로의 이동시간이 줄어듦


재택근무와 마찬가지로 학교를 가는데 까지 왕복 2시간 정도 소요가 되기 때문에, 통학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다. 그런데 사이버 강의로 수업을 듣다 보니 이러한 거리감이 없어져서 수업을 듣기가 편하다. 박사과정 선후배들을 보면 나주 혁신도시나 진천이나 대구, 청주, 세종, 대전 등 공기업이나 정부부처에서 일을 하다 보니 지방에서 올라오는 경우가 많은데, 먼 거리에서 오는 것으로 인해 발생되는 육체적 피로가 많이 감소한다.


그러다 보면 학교를 가는 날은 회사 일을 무리하면서 빨리빨리 끝내는 경향이 있는데, 수업만 들으면 되니 그렇게 시간에 촉박하게 업무를 마무리하지 않아도 돼서 다행이다.



#ZOOM의 기술에 대해서 새삼 깨달음


처음에는 ZOOM의 기능 또한 스카이프의 일종이라고 생각을 했다. 이 프로그램을 사용을 하는데 학교 차원에서 돈을 얼마나 지불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단순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기능적인 부분은 괜찮은 듯했다.


뉴스나 커뮤니티들을 보면 유튜브 라이브 강의 또는 녹화본을 유튜브에 띄어놓으면서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나 교수님들이 있던데, 이 경우에는 다른 제삼자가 수업을 듣거나 방해가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런데 ZOOM을 이용을 하면 별도로 비밀번호 또한 넣을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정보를 알 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수업을 듣기 어렵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ZOOM 팀플 기능도 새로웠다. 교수님이 팀을 구성을 해주시면, 그 구성된 팀원들만 소회의처럼 별도로 분리가 되어서 화상으로 토론이 가능하다. 동시에 구글독스를 통해서 문서를 같이 수정을 하면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문서 편집이 가능하고, 또한 별도로 메일에 첨부하여 전송을 하는 귀찮음도 해소가 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는 것 같았다.



#사이버대 또는 방통대 인프라에 대한 재조명


모든 강의 교수님들이 강의를 제대로 ZOOM이나 녹화를 통해서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듣곤 했다. 과제를 제출하여 출석을 대신하거나, 수강생들의 자기소개 등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제법 있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기존에 인터넷으로 강의를 하던 사이버대학교나 방송통신대학의 인프라에 대해서 재조명이 많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인프라적인 부분에서도 촬영 장비나 기타 장비들이 일반 대학들보다 많기 때문에 제대로 구성을 할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수년부터 수십 년간 다양한 노하우를 쌓으면서 강의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코로나 사태에서도 별다른 무리 없이 대응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한순간에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대학교뿐만 아니라 초중고등학교까지 바뀌게 되면서,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우리의 교육의 형태 또한 변화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시 들어볼 수 있는 강의


ZOOM 강의 같은 경우에도 교수님께서 녹화를 해 주신 경우에는 다시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별도로 영상을 찍어서 강의를 올려주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때는 나중에 수업을 다시 들어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물론 현장에서 수업을 들으면 그 당시 교수님이나 학생들이 질문을 하거나 강조를 하거나 이런 부분들을 다양한 감각을 바탕으로 공부를 할 수 있지만, 그러한 부분은 없기 때문에 다소 아쉬운 것 같다.




#수업 집중이 어려움


개인적으로 사이버 강의를 들으면 제일 안 좋은 부분은 수업 집중이 어렵다는 사실이다. 이미 녹화된 영상이면 1.2배 또는 1.5배 속도로 강의를 들으면서 강의 속도를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하지만, ZOOM을 통해서 수업을 듣게 되면 수강생이 마이크를 꺼놓지 않았거나, 갑자기 발표 자료가 공유가 되지 않거나 하는 상황들로 하여금 집중을 하기 어렵게 만든다.


또한 물론 카메라를 켜놓고 강의를 듣고 있으면 되기는 하지만, 가끔 화면을 꺼놓고 딴짓을 하거나, 들으면서 딴생각을 해도 제어를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수업 집중이 다소 어렵다. 한 번에 들으면 이해를 할 것도 여러 번 다시 물어보거나 해야 되는 것도 다소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된다.



#변화 없는 등록금


개인적으로 대학교 등록금은 단순히 강의에 대한 비용 외에도 학교의 프로그램이나 시설물들을 사용하는 비용들도 포함이 된다고 생각된다. 3월 첫째 주에 강의가 미뤄지면서 1학기도 보면 대부분 16주 정도에서 15주 정도로 강의 주차 자체가 줄어들었다. 게다가 오리엔테이션이나 시험 기간 주차까지 치면 사실상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주차는 10주 차를 조금 넘곤 한다. 강의하는 주부터 줄어들었는데, 이에 대한 학교 차원의 감면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교육부 차원에서 이러한 것의 권고사항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학교의 입장에서는 수업은 진행하였기 때문에 감면이나 반환에 대해서 논의를 할 필요가 없다고는 하지만, 과연 부설 시설들을 사용하지 못하고, 수업 일수 자체가 줄어든 것에 대해서 소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학교가 몇이나 될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수업 있다는 사실을 까먹기 쉬움


사실 이건 개인적으로 정신이 없어서 수업을 빠졌던 것인데, 회사 업무를 하다 보면 일이 바쁜 날에는 수업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까먹고 있을 때가 있다. 실제로 학교를 가는 날이면 그 날 아침부터 빨리 퇴근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서 실제로 퇴근 시간이 다가오면 업무를 내일 미룰 수 있는 것은 미루거나 마무리를 하곤 한다. 그런데 사이버 강의를 하게 되면 시간이 다소 촉박하더라도 천천히 업무를 하게 되는 경향도 있고, 또한 애매하게 남은 업무를 마저 마무리하고 가야지 라고 생각을 하면서 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있어서 수업을 빠지곤 한다.


현재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과도기적인 부분들이 많이 존재한다. 회사에서도 학교에서도 그리고 밖에 나가는 것에 대해서도 많은 어려움들이 존재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야기를 하면서 마스크 줄을 서는 곳을 아직도 보기도 하고, 벚꽃 구경은 못하게 하면서 회사에 출퇴근하는 것은 또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고 여러모로 모순적인 부분들도 많이 있곤 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코로나 사태가 빨리 끝나서, 다시 바쁠지는 몰라도 회사를 다니면서 저녁이나 주말에는 캠퍼스를 거닐면서 공부를 하는 시간을 갖고 싶은 마음이다.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고 있는 여러분들의 경험은 어떠한가요? 다들 이 시기를 잘 견뎠으면 좋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