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백군 May 21. 2020

회사 업무와 대학원 공부 병행에서 오는 스트레스

새로운 업무 그리고 몰아치는 학교 과제


직장생활 그리고 학업에서 오는 스트레스?



  대적으로 나는 '스트레스? 그게 뭐지?'라고 할 정도로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 성향은 아니다. 니 '아니었다'고 과거형으로 말하는 것이 나으려나?


  어찌 되었든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스트레스가 오면 흘려보내 버리려고 한다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 사실 석사를 끝낼 때까지는 큰 스트레스는 없이 지나갔다. 물론 추억은 항상 미화가 되기 때문에 지금은 좋은 기억들만 남아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박사과정을 시작하고 2학기 째인 요즘 부쩍 스트레스가 많이 늘었다. 올해 2분기에 들어 회사 업무가 바뀌어서 적응을 하는 것도 있었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 여기에다가 코로나로 인해서 외부활동을 못하거나, 축소되다 보니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줄어든 것도 지금 나의 스트레스에 한 몫했다. 그런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중간고사 대체 과제나 매주 생기는 과제들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소중한 내 휴가를 사용해 가면서까지 하나둘씩 과제들을 끝내갔다. 지난 5월 황금연휴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치 없는 회사 사람들은 어디 놀러 갔다 왔니? 잘 쉬었니? 너무 놀다 와서 피곤한 거 아니니? 등의 시답잖은 소리들을 늘어놓았다. 실상은 연휴 동안 학교 수업 때문에 밤새 발표 논문을 읽고 PPT도 만들었다. 누군가는 미리미리 하면 되지 않느냐 라고 하는데 누군 안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줄 아냐고 되묻고 싶만, 그러한 언쟁조차도 기운 빠지게 하는 거라 그냥 웃고 말았다.


  과제를 하나를 끝내면 또 다른 과제가 생겨난다. 급하게 매번 과제 돌려 막기를 하다 보니 퀄리티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게다가 평소에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잠을 자는 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곤 하는데 그럴 시간이 부족했다. 요즘 들어서 박사 공부를 하는 학생이 과제 때문에 논문이나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Zoom 강의가 진행될수록 과제는 하나둘씩 늘어갔다. 육체적으로는 먼 곳까지 통학을 안 해도 돼서 좋긴 하지만, 늘어가는 과제들을 보다 보면 이쯤 되면 의문심이 들곤 한다.


교수님들은 그러면 내 과제를 다 읽으시는 걸까?


  사실상 다들 본인만 과제를 내주는 교수라고 생각하면서 모두 과제를 내주는 것은 어찌 보면 학계의 정설이라고 할 정도로, 과제 내주기는 게임으로 치면 교수님들의 고유의 패시브 스킬이라고 할 수 있다.


A교수가 새로운 기술을 시전 했다. "과제 뿌리기!"

자매품으로 "C 뿌리기" 도 존재한다.


  물론 어떤 교수님매주 과제별로 피드백을 주시는 걸 보니 다 읽으시는 것 같다. 그런데 어떤 교수님은 피드백이 전혀 없다. 이 와중에 온라인으로 팀플까지 해야 되면 더욱 스트레스를 받는다. 혼자 하는 숙제면 데드라인에 살짝 늦어도 감점받고 말지 뭐라고 정신승리를 할 수 있는데 팀 단위면 미안해서라도 그런 짓(?)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생활들을 4월 말부터 하다 보니 5월에 들어서 나의 출근길 모습은 변했다. 아침에 회사에 들어오면 이내 1층의 매점을 먼저 방문한다. 그리고 한 손에는 몬스터라는 에너지 드링크를 그리고 또 한 손에는 달콤한 사탕류를 손에 들고 엘리베이터를 탄다. 저녁에 집에 와서는 컴퓨터 앞에서 과제를 하고 이따금 문에 설치해둔 철봉에 매달리곤 한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최근 들어 거울을 보면서 머리카락을 들어보니,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인지 스트레스 때문인지 예전에는 없던 하얀 새치 같은 것들이 집을 이루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 이제 건강도 신경 써야지!"


  재난지원금이 나왔던데 그걸로 영양제나 사놓고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차라리 힘든 몸을 이끌고 버스나 지하철에서 앉아가면서 쉬다가 오프라인 수업 듣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러면 과제라도 적겠지....


  사실 대학원 공부를 하는 것은 하고 싶던 공부가 있던 것도 있지만, 어찌 되었든 산업 기반의 실무 경험 그리고 학문을 통한 이론 등 실무와 이론이 조화된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한 것이 목표 중 하나였다. 그러나 막상 그 길을 가는 데에는 생각보다 난관은 많고 들어가는 시간 그리고 노력은 많이 든다.


  그렇지만 가정도 있고 나보다 적으면 4살 정도 많으면 20살도 더 차이 나는데 학업 그리고 가정까지 유지하면서 박사과정을 위해서 공부하고 있는 선배나 동기들을 보면서 마음을 다시 잡곤 한다. 그나마 그분들보다는 내가 좀 더 상황은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곤 말이다.


  비슷한 상황을 견디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위안을 삼기도 그리고 동질감을 느끼기도 하는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대학원 진학을 물어보고는 하는데 목표나 목적이 없이 진행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왜 병행을 해야 하는지? 하나만 하면 안 되는지 스스로에게 잘 물어보고 시작을 하길 추천드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