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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군 May 08. 2020

문과 출신 직장인 공대 박사 도전 시작하다

하이브리드형 인간, 직장인 그리고 박사과정 병행


시작은 호기롭지만, 끝은 어떻게 되려나?




2017년 3월 어느 날 평범한 사회초년생으로 지내던 나는, 이중생활을 시작했다. 낮에는 직장생활 그리고 저녁과 주말에는 대학원을 다니는 그런 생활 말이다. 그렇게 난 한순직장인과 학생이라는 경계 사이에서 맴돌면서 하이브리드형 인간이 되어가고 있었다.


사실 요즘에도 주변에서 갑자기 회사를 잘 다니다가 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는가에 대해서 많이 물어보곤 한다.

친한 지인 같은 경우에는 내 성향을 잘 알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없이,

“그럴 줄 알았다.”

“건강 챙기면서 공부해”

“열심히 해” 정도의 격려를 하고 끝내곤 하긴 말이다.


대학원을 다니는 것에 대해서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학부 시절부터 대학원에 다닐 생각이 있기도 했었고. 애초에 취업을 하게 된 이유도 어느 날 주변 사람들이 대학원 준비를 한다고 하니. 취업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대학원 생각하냐는 말에 욱해서 보란 듯이 바로 합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한 경향도 없잖아 있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고 직장 생활을 하게 되어서 더더욱 대학원 생활을 갈망하게 된 것이지 않을까?


과거 내가 대학원 전공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몇 가지 기준이 있었다. 정치학 석사를 전공했는데, 그중에서도 중국, 일본, 북한, 미국 등 한반도 주변 정세 위주로 공부를 했다. 처음 공부를 할 당시만 해도 정치 시스템이나 규제 같은 것들이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정치학을 공부를 했다.


또한 한반도 정세를 이해하면서 세계 흐름을 읽다 보면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도 존재했다.

그러나 공부를 하면 할수록, 이러한 것들보다는 기술이 더욱 많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단순히 스마트폰만 보더라도 과거에는 지하철 안에서 어렵지 않게, 책을 보거나 신문을 보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신문도 지하철 안에서 볼 수 있도록 작은 사이즈로 되어서 무료로 배포를 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에 보면 다들 고개를 숙인 체 스마트폰만 바라보고 있다.


이 변화 자체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수는 없지만, 기술이 얼마나 삶을 바꾸는지에 대해서 보여주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이 된다. 물론 기술이 아무리 있더라도 결국 규제 때문에 많이 없어진 경우도 많지 않냐?라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다.


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을 하기도 해서 그 문제들을 없애는데 도움이 되고자 지금 공학 박사과정에 진학을 하게 되었다.

이제껏 배워왔던 경영학, 정치학을 아우르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도움이 될만한 것이 기술정책 즉 지금의 내 전공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오랜 고민들을 거쳐서 정부의 입장에서 기술을 어떻게 투자하고, 육성하고, 융합하고 그리고 규제를 어떻게 없앨지 고민하고 그 결과를 제안하는 것에 내 역량을 넣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박사과정을 진학하고 나서 문과 출신이 공대 박사 과정에 도전하는 것.

그리고 직장인 그것도 사회 초년생이 일반대학원 박사과정을 병행하는 것  많은 사람들은 위의 두 문장만 보아도 쉽지 않은 선택을 하였다고들 한다.


물론 문이과 통합을 논의하고 융합시대에 문과 출신이 공대 박사 과정을 공부하는 것은 과거에 비해서 그렇게 드문 케이스는 아니다. 반대로 공대 출신이 MBA나 문과계열 박사과정을 공부하는 것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렇지만 평일 저녁에 대학원을 다니기 위해서, 회식 또 핑계를 대고 빠지기도 하고, 주변 동료들이 저녁을 먹자고 해도 선약이 있다고 퇴근을 하기 일수였다.


그리고 주말에도 아침부터 대학원에 가서 수업을 듣고 그나마 있는 여유 시간에도 과제를 하거나 공부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렇다고 해서 인간관계를 안 맺은 것은 아니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회사를 다니면서, 공부를 하다 보니 몸이 남아돌지 않는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다.


이렇게 석사 생활을 끝냈다 보니 주변 사람들은 박사를 시작한다고 해도 조금 공백기를 두고 쉬다가 시작할 줄 알았다고 한다.


아니면 회사를 그만두고 박사를 위해서 유학을 떠나던가 말이다. 그런 주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싶었던 것은 아닌데, 이왕 시작한 거 시작한 김에 빨리 끝을 맺고자 박사 과정 준비를 석사 졸업과 동시에 준비를 하였고 결국에는 지금 공학 박사과정 2학기를 지나고 있다.


아직 대학원을 끝낸 것도 아니고, 어디서 박사 소리를 들을 정도로 지식을 쌓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시작을 한 것 자체로도 그 과정에 조금은 다가온 것이 아닐까?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호기스럽게 시작을 했지만, 과연 끝은 어떠할지 궁금한 것은 나뿐일까? 하면서도 지금 시작한 새로운 지금 첫걸음의 느낌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


그리고 요즘 들어 직장생활과 대학원 병행에 대해서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 분들에게 한번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직장생활과 병행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마음가짐을 갖는 만큼 해낼 수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그렇게 어렵지 않게 시작해낼 수 있을 거예요. 우리 인생에서 가장 젊은 오늘을 미래에 후회하지 않게 새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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