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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책들을 정리하면서 들었던 책에 대한 생각들

책이 주는 기억

by 백군


아마도 다들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특정한 대중가요들을 들으면, 그 시기의 추억이라고 해야 할까? 그 당시의 기억들이 새롯새롯 피어나는 순간들이 있다. 음악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특정한 시간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책이다.


요즘에는 인터넷 배송이 활발하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서 클릭을 몇 번 하면 책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조금 그 추억들이 감소한 것도 없잖아 있다.


그렇지만 책을 보면 그 책을 샀던 순간의 기억들이 조금씩 생각이 난다. 학창 시절 돈이 생기거나, 기다리던 작가의 신간이 나오기로 했을 때 조금씩 용돈을 모아서 책을 사거나, 용돈을 갖고 책을 사거나 했던 기억들 말이다.


그 책을 구매했던 순간의 기억들, 책을 읽었던 순간의 기억들 그리고 그 시절에 있었던 기억들이 공존을 하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생각들을 하게 한다.


10대의 기억을 돌이켜보면 당시 내가 좋아했던 작가들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파울로 코엘료, JK 롤링 정도이다.

프랑스 작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들로부터 시작을 해서 타나토노트, 천사들의 제국, 신, 파피용 등 수많은 책들이 나올 때마다 읽었다. 아마도 프랑스어를 공부하게 된 것도 이 작가의 영향이 없지 않아 있다고 생각된다.


이 외에도 당시 연금술사를 쓴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을 시작으로 흐르는 강물처럼, 베로니카 죽음을 결심하다, 11분, 스파이, 포르토벨로의 마녀, 악마와 미스프랭, 승자는 혼자다 등의 책들을 읽으면서 시간들을 보냈다.


또한 지금은 해리포터 시리즈가 과거처럼 인기가 있지도 않지만, 해리포터 새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번역본이 나오기 전까지 먼저 읽기 위해서 한국어 버전이 아닌 영문판을 사서 하나씩 읽던 것도 돌이켜 보면 추억으로 남았다. 초등학생 시절 영화관에서 해리포터 시리즈 1편을 본 이 후로 마지막 편이 고등학생 때 나올 때까지 매년 새로운 시리즈들을 기다리는 재미로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이러한 습관들은 아직까지도 이어지는데, 개인적으로 특정한 작가의 한 편이 마음에 들었다면, 그 작가의 나머지 작품들도 기다리고 다 읽어보는 편이다. 물론 읽다 보면 실망을 할 수도, 별로라고 생각을 할 순간들도 있지만 그래도 꾸준히 읽어가는 것이 버릇처럼 된 것 같다.

(그렇다고 지금 이렇게 꾸준히 누군가의 책을 기다리면서 읽는 재미는 더 이상 사라졌다.)


사실 이 순간 뜬금없이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니까 왜 그런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

지난 추석 연휴 고향을 방문해서 먼지가 가득한 책들을 정리했다. 짧게는 10 몇 년 이 지난 지금 아무래도 지금 다시 읽지 않거나, 고향집에 두게 되면 짐들이 될 것이 뻔한 책들을 정리해야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 전에도 내 키가 훌쩍 넘는 수많은 책들을 정리를 했다. 집에 서재처럼 책을 꽂아 놓는 것도 좋지만, 언젠가 다시 읽지 않을 책이라면 정리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알라딘과 같은 중고서점에 팔려고 해도 이미 책의 색이 변질되었거나, 요즘에는 안 그러지만 과거에는 책에 내 이름을 항상 썼기 때문에 중고서적에 팔기에는 책의 가치가 떨어졌다.


이번에 책을 버리면서 세월의 흔적이라고 해야 할까?

살 때는 새 책이었던 책들을 거의 내 키만큼 왕창 버리다 보니 여러 가지 생각들이 떠올랐다.

이 책은 언제 샀던 거고,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어떠했고 라는 생각들이 들면서 과거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는 기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시간들에 공부를 했던 흔적들이 남아서 다양한 생각을 하게 했다.


책을 쓰는 행위, 그리고 글을 쓰는 행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이 드는 것은. 책은 그 작가가 쳐한 상황 그리고 생각을 바탕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소설의 경우에는 그러한 것들이 뚜렷하다.


그렇지만 소설 외에도 특정 한 산업이나 분야에 대한 책들은 사실 그 작가가 겪었던 것들 배웠던 것들 생각했던 것들을 집대성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책을 한 권 읽으면 얼마 가격이 되지 않는 책이지만, 그 사람이 겪었던 경험들이 생각들을 얼마 되지 않은 금액으로 구매를 할 수 있다. 그 글을 쓰기 위해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퇴고를 했을까


물론 도서관이나 기타 다른 공유 플랫폼을 통해서 그 책을 공짜로 읽을 수 있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최소한 그 콘텐츠들을 만들어낸 사람들을 위해서는 개인이 구매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책을 한 두 권씩 구매를 하다 보니 많은 책들이 쌓이게 되었던 것이다.


과장을 하지 않더라도 수천 권이 넘는 책들을 구매를 하면서 그 책들 통해서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었다는 사실에는 틀림이 없다.


물론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듯이, 책에 대한 내용이 완전히 기억이 나지 않더라도, 그 책을 통해서 어떠한 것을 배웠는지에 대해서는 한번쯤 다시 떠올릴 수 있을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책이 두껍든 얇든 조금씩 읽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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