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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군 Jan 08. 2017

둘째 날_일본식 정원과 분위기가 아름다운 은각사

교토의 낮 그리고 오사카의 저녁

교토 하루 일정은 엄청 빠듯했다.

그럴만한 게 며칠 동안 봐도 부족할 거를 단 하루 만에 다 보고자 하니 더욱 그랬던 것 같다.

빨리 닫는 것도 한몫했다. 기요미즈데라 그리고 기온 거리를 걷고 나서 은각사에 도착을 했다.

은각사라고 해서 뭔가 기요미즈데라처럼 규모가 웅장할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크기는 그지 않았다. 그 대신 아기자기 한 느낌은 들었다. 나중에 이런 곳에서 노년을 보내도 괜찮다고 생각될 정도?? 물론 살 수는 없겠지만.

은각사 팸플릿이랑 입장권.

뭔가 입장권이 부적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아직도 갖고 있는 부분이다.

입장을 하니 이런 건물들이 보였다. 옆에 정원이라고 해야 되나 나무들도 잘 정리되어 있는 것 같아서 보기가 좋았다.

이렇게 안내하는 길을 따라서 관람을 하면 된다.


향월 대라고 적혀있는데, 달을 향하는 대 이런 뜻인 듯한데 어떠한 용도인지 당시에는 몰랐지만, 나중에 찾아보니 고게츠다이라고 해서 달빛이 반사되도록 만든 구조물이라고 한다. 밤에 와보지 않아서 어떤 식으로 달빛이 반사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또한 옛사람들의 지혜이지 않을까?



  연못이 참 이뻤다.  가을의 연못답게 달빛이 있을 때 별빛이랑 달빛이 가득한 곳 아래에서 걸어 다니면 운치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예전에 이런 연못을 유지하려면 관리하는 사람이 시간이 많이 필요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곳에도 역시 조그마하게 신사가 있었다. 예전에 야스쿠니 신사를 가보기도 하고 조금 더 작은 것들도 보았지만, 이번 신사도 작았다. 그래도 있을 건 다 있어서 구색은 갖춘 그런 것 같다. 섬나라의 무속신앙 문화는 언제나 봐도 새롭다. 지난번에 대만에 갔을 때도 비슷하게 향을 피워놓은 것을 보긴 했었는데, 지형이라는 게 문화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교토는 신기하게 내가 갔을 때만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프랑스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한국인 중국인이야 뭐 가까우니까 많이 있고, 물론 중국어를 듣고 있다 보면 대만 사람들의 억양도 많이 들렸긴 한데, 백인이다 싶으면 거의다 불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봐서는 뭔가 행사가 있거나 프랑스인이 좋아하는 장소가 교토인가라고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도 갖게 되었다.



  이런 분위기의 건축물들이 마음에 든다. 물론 겨울에 이런 집에 산다면 추울 것 같기도 하고, 복도를 걷고 싶은 마음은 사라지겠지만, 봄, 여름 그리고 가을에는 있으면 괜찮을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일본 애니메이션 안에서나 보던 그런 건축물들을 직접 눈으로 보니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했다.



  수령 5백 년의 나무, 나무 종류는 어떤 것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튼 이곳의 바닥에 이끼가 많이 깔려있는 것을 보고  또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예전에 보았던 원령공주 그러니까 모노노케 히메의 배경이 되는 것만 같은 숲들을 보면서 일본의 자연문화도 이런 식으로 형성이 되는구나 라고 생각이 들게 되었다.



  세 월 천이라고 적혀 있는 곳이다.

달을 씻는 천이라고 해석을 하면 될 것 같은데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지었을까? 생각을 해보게 된다. 밤에 이곳에 달이 비쳐서 그런 것일까? 역시 이곳에서도 일본 특유의 차 문화를 찾아볼 수 있는 공간들이 이곳저곳에 있었다.



  잠깐 뒤돌아봐서 다시 보이는 은각사의 메인 장소!!

저 사이의 돌다리를 건너보거나 저기에 앉아 있으면 어떨까 생각은 해봤지만,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다.



  평소에는 도시에서 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서울에 있는 본사에서 일을 하면서 각박한 것 같으면서 숨이 막힌다(?)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는데, 이렇게 자연 속을 거닐면서 푸른 것들 붉은 것들을 보면서 속이 확 뚫리는 것 같았다. 매일매일 일만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에게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라도 거느리면서 자연경관도 보고 나에 대해서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가을의 교토는 진짜 추천할만한 곳인 것 같다.



  차의 우물? 차를 마실 때 쓰던 물인 듯한데. 물이 진짜로 먹어도 될 만큼 깨끗한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더러워 보이지는 않아서 괜찮을 것 같지만 말이다.

그리고 걸어가다 보니  위에  대나무로 만든 덮개 같은 게 있어서 신기해서 사진으로 기록을 남겨보았다.



  10월 말이었는데, 조금만 더 늦게 왔다면 제대로 된 교토의 가을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은각사에서 나와서 조금 걷다 보니 팔 신사?라고 적혀 있는 신사가 눈에 띄었다. 유명한 곳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지나가다가 보여서 한번 들어가 보기로 했다.


신사라서 그런지 무녀들이 무녀복들을 입고 있었다.


  이렇게 가게 나 사람 이름들이 적혀 있는 등불들이 올라가는 길에 쭉 나열되어 있었는데, 이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진도 뭔가 몽롱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찍어놓았는데, 직접 보았던 것보다는 잘 표현이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비슷한 느낌으로 찍혔다. 이런 곳에 등불을 달고 소원을 비는 것일까??



  팔 신사라는 등불. 신사안에서 합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던 것 같은데, 나는 그냥 멀리서 보기만 하였다. 일본의 신앙문화는 볼 때마다 신기한 것 같다.



   다시 오사카로 돌아오는 길에 마쯔리를 하고 있었다. 팔 신사에서 하는 축제인 것 같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행진 같은 것을 하는 것이 보였다. 옛날에 중학교를 다닐 때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해서 학교에서 단체로 등불을 듣고 걷던 기억도 나면서, 어느 나라든 이렇게 축제를 하는 게 다르진 않구나 라고 생각하면서도 방식이 특이해서 보고 있었다. 애기들도 저기 사이에 있고 외국인들도 있고 그리고 경찰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교통 통제를 하고 있는 게 신기했다.



  교토에서의 낮을 보내고 다시 오사카로 돌아왔다.

내 숙소는 오사카에 있는 도톤보리에 위치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숙소에 짐을 풀고 어제와 같이 도톤보리로 나왔다. 그리고는 어제 못 먹었던 도톤보리의 맛집들을 하나둘씩 탐색하기 시작했다.



  우선 들린 곳은 밥을 먹자는 생각에

시장 초밥에 도착했다. 이때가 마침 시장 초밥 고추냉이 테러가 이슈가 되었던 때인데, 그냥 어떤 분위기인가 싶어서 가봤던 것 같다. 단순한 호기심이었는데, 나중에 보니 도톤보리 쪽이나 난바 쪽 이쪽에 시장 초밥이라는 집이 3개는 더 있는 것 같았다. 아쉽게도 내가 갔던 시장 초밥 점은 고추냉이 테러와 상관없던 집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



  가게에 들어서면 이렇게 사진으로 되어있는 메뉴판을 하나 준다. 그때그때 먹고 싶은 초밥이 있으면 내 앞에 있는 초밥을 만드시는 분에게 이야기를 하면 보는 앞에서 바로 만들어 주는 형식이다.

미리미리 초밥 재료들을 정리해 놔서 포장마차 같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그래도 깔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초밥을 만드시는 분들 중에 젊은 사람은 없고 다들 연세가 있는 분들이었는데 그래도 연륜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새우초밥을 시키고 연어랑 참치초밥도 먹었다.



  장어초밥이랑 갑오징어 초밥 그리고 하나가 기억은 안 나는데 도미 초밥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무튼 무리해서 초밥 12개 정도 먹으니 배가 너무 불렀다. 가격은 엔화가 조금 비싸긴 했지만 이렇게 먹어서 2000엔 정도? 나왔던 것 같았다. 한화로 약 2만 원 정도 돈으로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도 있고 깔끔하고 괜찮았다.




가게를 나서면서 맛집들을 다시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인터넷에서 본 적 있던 파블로 치즈 타르트 집을 찾아서 줄을 한참 섰다. 이미 판매가 다된 것들도 있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국에 갖고 들어갈 수 없어서 더더욱 아쉬웠다.

내 배의 용량이 조금만 더 컸다면 많이 먹고 갈 수 있지 않았을까?



  마침 핼러윈이 다가오고 있어서 이렇게 호박귀신을 올려주고 타르트를 한입 배어 물었더니 저렇게 치즈가 꽉 차 있었다. 음식 특성상 만든 지 얼마 안돼서 먹어야 되는 걸 제외하고는 한국에 사서 갈만 한 것 같았다. 물론 나는 두 개만 사고 그 자리에서 먹어버렸지만 말이다.


신입사원으로 처음 직장생활을 하면서 받았던 스트레스들을 이렇게 하나씩 여행을 통해서 해결해 나가고 있었다. 물론 마지막 날은 역시 다가오고 있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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