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괜찮더라고요’
보통 어떤 고민을 하면서 살아가고 계신가요?
아마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남들과 비교해서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는 살아가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다고 답할 것이다. 그리고 특히 한국 사회에서 남들과 비교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나이’다.
같은 조건을 갖고 있다면 더 어린 사람을 선호한다. 아마 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면 나이가 어린 사람이 당연히 더 유능하고 잠재력이 큰 것일까? 사람들은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동화돼 일반적 생애 주기에 어긋난 선택을 하기를 꺼려한다. 타인과 다른 선택을 할수록 보통의 삶을 살아가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성장은 고통과 경험에서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고통과 경험은 ‘도전’을 전제로 한다. 타인과 다른 선택에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는 내가 했던 어쩌면 특별하고도 어쩌면 평범한 한 가지 도전에서 얻은 소회를 밝혀보고자 한다.
나는 4 수생이었으며, 5 수생의 나이로 입학한 24살 새내기였다. 장수생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인 “그럼 메디컬에 입학하셨나요?”에 먼저 대답하자면, “아니요.”
그저 서울 중상위권 정도의 대학에 가고 싶었던 평범한 N수생이었다. 최근에는 의치한약수 등 메디컬을 향한 강한 선호도를 보이며 재도전을 하는 사람이 늘면서 N수생이 흔해졌다고들 한다. N수생이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 되고, 유명 5 수생 입시 유튜버 등으로 인해 N 수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N수라는 단어가 친근해지고 쉽게 언급되는 것만큼 N수생의 고통도 그저 친근하고 평범한 것은 아니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오직 대학만을 세상을 전부로 바라보며, 사회에 새로운 발자국조차 남기지 못한 채 그대로 홀로 고립돼 자신의 목표를 향해 정진하는 과정을 거친다.
사회에 제대로 나가보기도 전에 실패를 맛보고, 혼자 감내한다. 그 과정은 결국 오롯이 자신과의 싸움인 것이다. 아직 나도 긴 인생을 산 것도 아니고, 짧은 소견에 지날 수도 있지만 내 도전을 통해 누군가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왜 N 수를 하게 됐는지, 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말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