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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트라슈 Jan 21. 2021

[문학동네] 2020 겨울호



[문학동네   2020 겨울호] 

   





김멜라 나뭇잎이 마르고

위수정 은의 세계

은모든 오프닝 건너뛰기

정이현 가속도의 궤도     






2020년 사계절 내내 문예지를 보면서 팬데믹과 같은 현실적 위기 상황이 소설에서 어떤 힘을 발휘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되었다. 특히 이번 문학동네 겨울호가 그랬다. (물론 다른 인터뷰나 구성들이 풍성해서 볼거리는 많지만)


대체적으로 소설에서 현실은 시의성을 획득하기보다는 배경이나 분위기를 형성하는 소재 정도로 소비되고 있다는 인상이 강했다.   

   

과거 근대화 과정에서 창작된 소설은 사회적 배경 자체가 시제이자, 공공성을 획득했고, 의제로서 작용하지 않았나 싶은데, 현대는 이미 공공성이나 의제가 사라진 특수한 상황이 아닌가. 


그게 아니라면 현실이 어떤 방식으로든 소설 속에서 재현하거나 서사를 구축해야 하는데 그런 힘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게 하나의 세태이자 주류인 것인지 내가 읽어내지 못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현시점의 전 지구적 재앙 그 자체가 소설적이거나 극적이라 하더라도, 재현의 기능을 넘어선 서사로서 기능을 할 수 있으려면 또 다른 소설 속 세계를 구축해야 하지 않을까. (이게 어쩌면 한국 소설이 그동안 해온 작업에 갇힌 나의 편협함일 수도) 


그런 의미에서 기록해야 하나 싶은 단편들이 실렸던 문학동네 겨울호. 읽는 내내 현재 사태에 대해 작가들이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아쉬움만 남았다. 




정이현 가속도의 궤도     


정이현의 소설은 2000년대 초반 삼풍백화점에서 보여주었던 새로운 지점이 전혀 없었다. 

급발진 사고를 겪는 소진- 과거 기욱한테 당한 데이트 폭력의 인과가 지나치게 헐겁다. 더군다나 데이트 폭력 장면서 전형적이고, 구도마저 올드해서 클리셰 이상으로 읽히지 않는다는 단점이 지나치게 부각된다. 

반전처럼 제시된 K의 전사도 앞서 구축해온 과정이 없기에 엔딩에 가서 아무런 추진력을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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