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다.
B군은
혹시 모를 기대감을 품었다.
수천 대 일의 경쟁률일지 모르지만 혹시......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출판프로젝트에 될 수도 있다는 일말의 부품 꿈을 꾸며 연재를 했다.
하지만 게으름!
바쁘다는 이유.
가을날이 너무 좋다는 핑계.
비가 많이 왔다는 날씨 탓을 하다 보니 마감 당일이 되었고,
10편을 채우기에 턱없이 모자란 B군은
일단 노트북을 들고 동네 커피숍을 찾아가
학창 시절 셤을 보기 전 초치기의 기억을 되살리며
과거의 일어난 일들을 초인적인 되살리기 신공을 빌려
미친 듯이 자판을 치며
겨우 꾸역꾸역 10편을 채우고,
프로젝트 신청 버튼을 누르고 전사했다.
다음 날,
브런치스토리 알림을 확인하던 B군은 눈을 의심했다.
이게 머선 일이지??????
알림에 라이킷이 미친 듯이 뜨면서
조회수는
2,000을
3,000을
4,000을
(코스피 지수인가 착각을 하면서)
몇 분 단위로 조회수가 올라가는 것을 보며, 그 이유를 알고 싶었지만
급하게 처리할 일이 있어서 궁금증을 점심시간으로 미뤘다.
그렇게 점심시간에 다시 접속해 보면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추천글에 4번째 에피소드가 걸려 있었다.
'화장실 이야길 사람들은 좋아하나?'
B군은 순간 그동안 조용히 보낸 인고(?)의 시간을 생각했다.
큰 마음먹고 브런치에 가입을 해
이런저런 글을 쓰고,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재미있어 보이는 글을 올렸지만
아무도 찾지 않던 공간!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고민한다가 주변에 소문을 내볼까도 하지만
그렇게는 하고 싶지 않고,
그래도 사람들이 글을 읽어줬으면 하는 양가감정을 갖고 있으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결국 "시간만 보내다 묘비 앞에서 내 이럴 줄 알았어" 하면서 후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러면서도 일상이 바쁘다는 핑계로 아무것도 안 하다가
빌딩사이에 재건축이 되지 못한 헌 집처럼 쓸어져 가고 있는 공간을 어찌하지......
그런 생각을 하며 올린 글.
이제 뭔가 한줄기 빛이 보이려나?
하지만 대부분의 일상과 인생이 그렇듯.
다음 날 또 다음 날에
다시 조회수는 브런치 글을 올릴 때와 같이 가라앉으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B군은 인급동의 급등하는 도파민 팍팍 풍기는 영상 같은 하루를 보내다가
푹 꺼져버린 알림란의 리스트를 보면서
다시 아무렇지 않게 출근을 하고, 커피를 마시고, 밥을 먹고
산책을 하고 내일 인터뷰할 질문지를 살펴보고
퇴근했다.
그리고 그는 생각했다.
어쩌면,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젊음을 깍아 먹는 것 같지만
반대로 깍여 나간 조각들이 모여 자신을 더 단단하고 무디게 만들어
찰나의 희비에 흔들리지 않고, 가고 싶은 길을 자신의 속도로 묵묵히 걸어갈 수 있게 하는 것 같다고.
p.s : 누군지는 모르지만 죽어 가는 공간을
끄집어 내어, 계속 끄적끄적 거릴 수 있게
해 준 브런치의 숨겨진 에디터 님께 (또는 시스템에)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