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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성민 Sep 21. 2023

다누비 열차 노동자가 투쟁에 나서다

"점심시간에 여유롭게 식사하러 가는 공무원 모습을 보고 울컥했어요. 같은 부산시의 노동자인데 우리는 휴게시간도 없이 일을 했었잖아요(올해 협상으로 휴게시간 겨우 쟁취함). 반면 부산시청 노동자의 발걸음은 여유롭다고 할까요. 우리는 싸워서 겨우 휴게시간 쟁취했고, 저임금에 생활임금 13,000원에 목을 메야하는데 말이죠."


태종대 다누비열차 노동자는 상대적 불평등을 어제 기자회견과 생활임금 쟁취 투쟁 중에 느꼈다고 고백했다. 같은 부산시 노동자인데 임금도 다르고 휴게시간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던 세월에 울컥했다고 했다.


태종대 노동자들 또한 2018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책에 따라 직접 고용되어야 할 대상이었다. 하지만 부산시와 관광공사가 태종대에 모노레일을 설치한다며 정규직 전환을 미뤘다. 그러나 모노레일 사업은 진행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만약 2018년에 직접고용 되었다면 생활임금 적용대상자로 살았을 것이다. 부산시와 관광공사는 태종대 노동자 임금 약 1500만 원을 갈취했다. 생활임금이 최저임금에 비해서 시급 2천 원가량 높다(2023년 최저임금 9620원, 생활임금 11,074원).


어제 생활임금위원회에서는 생활임금을 작년 대비 2.5%(11,350원)로 결정했다. 또한 적용범위는 부산시 및 공공기관(자회사 포함) 또는 시비 100% 민간위탁사무기관의 노동자만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2022년 개정된 생활임금 조례에 대해 부산시는 엉뚱한 결정을 했다. 국시비가 투입되지 않은 공공기관 자회사 노동자들에게는 생활임금이 적용되지만 기관 자체사업 노동자들에겐 적용되지 않았다. 법리상 맞지 않은 결정이다.


지난 2개월간 우리 노조 부산시설공단 노동자와 태종대 노동자들은 매주 화요일 시청 앞에서 생활임금 인상과 확대적용을 위해 선전전을 진행했다. 결과에 실망할 법도 한데 현장에서는 '이제 시작 아닙니까' 라며 나를 다독였다.


태종대 다누비 열차 노동자의 투쟁은 시작이다. 패배에 좌절하지 않고 묵묵히 해나가겠다는 조합원들게게 연대로 답해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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