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카트>를 보고
대학지부 청소노동자 조합원들과 영화 <카트>를 극장에서 함께 봤다.
영화는 10년 전에 처음 봤지만 노동운동을 시작하고 다시 본 느낌이 달랐다. 영화에서는 순식간에 노조를 만들고 투쟁하는 모습을 2시간 안에 담았다. 신라대 농성, 부산대생협 파업 투쟁 등 경험하면서 그 순간순간의 지난함이 느껴져서 울컥했다. 대학 사업장에서 영화와 같이 농성 중 용역경찰이 들이닥치지 않았지만 학생들이 농성장 앞에서 집회할 때 조합원들 가슴이 찢어졌던 기억이 났다.
10년 전 마지막 장면은 조금 아리송했다. 노조를 배신하고 회사의 유혹에 넘어간 조합원이 결국 다시 투쟁에 나서는 장면 말이다. 그럴 거면 왜 나갔어라는 말이 쉽게 나왔다. 현장 조합원들과 어울리다 보니 생각이 많이 바뀐 나 자신을 발견했다. 조합원들도 배신한 사람들 욕하고 미워한다. 다만 그들이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을 때는 아무 일 없었던 듯이 반겨준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사정과 이유는 가슴에 묻어두고 또 함께한다. 그렇게 갔다 온 사람들이 지회장을 맡는 케이스를 꽤 많이 봤다. 물어보면 결국 노동자를 위해 싸우는 곳은 민주노조 밖에 없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답한다.
이번 영화상여회가 특별했던 것은 상근 활동가들은 뒤로 빠지고 현장 동지들이 무대 앞에 섰다. 대학지부 신라대 지회장(겸 대학지부장)이 직접 사회를 보고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처음에 기획할 때 솔직히 지회장과 조합원이 거절할 줄 알았다. 사무실도 집회 장소도 아닌 극장에서 마이크를 드는 게 쉽지 않다. 흔쾌히 수락해서 놀랬다.
영화를 마치고 동의대, 신라대 청소노동자와 마트노조 간에 간담회를 진행했다. 각자 다른 사업장에서 일을 하고 투쟁을 해왔지만 과정은 다르지 않았다. 사회를 본 동의대 지회장은 현재 홈플러스 폐점 투쟁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투쟁에 당장 달려가겠다고 약속했다. 신라대 총무는 "인간답게 사는 길에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구호를 극장에서 함께 외쳤다. 집회 현장 이외에 조끼도 잘 입으려고 하지 않은 사람들이 극장에서 조끼를 입고 구호를 외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대학지부 영화제라는 이름을 걸고 극장에서 행사를 하니 조합원들이 꽃단장을 했다. 투쟁도 좋지만 문화생활을 함께 하는 것도 서로 독독해지는 계기가 되었다는 기뻐했다. 노조에서 강의나 토론교육을 통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활동도 필요하지만, 문화라는 수단을 통해 함께 감성을 나누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매주 목요일 오후 5시 홈플러스 부산감만점 집회가 있고 9월에는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고 한다. 많은 관심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