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저 사고였을 뿐’ 후기
영화 ‘그저 사고였을 뿐’ 엔딩이 소름끼쳤다. 영화는 노동운동 혹은 정치 운동을 하다 갇혀 고문당한 피해자들 이야기다. 영화는 피해 당시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들이 가해자와 우연히 만나 납치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정치나 사회운동을 다루는 영화는 주로 구조에 초점을 맞춘다. 거대한 역사 속에 희생된 피해자들을 위로하지만 결국 구조 혹은 압제자의 탓으로 돌린다.
영화’그저 사고였을 뿐’은 구조 속 피해자들의 개인에 초점을 맞췄다. 모두 각자 일을 하고 있고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도 나온다. 모두 이상 없이 잘 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영화는 피해자들의 트라우마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세상은 바뀌어도 개인이 바뀌지 않았다는 슬픔을 보여준다.
특히 피해자를 고문한 가해자의 배우자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에 데리고 가는 신이 압권이다. 활동을 하면서 지금 우리의 행동과 문화가 앞으로 우리가 만들 세상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권력을 얻더라도 독재자처럼 하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쉽게 그 뜻을 저버리기도 한다.
병원 장면에서 피해자들의 모습을 보고 나 스스로 반성했다. 피해자들은 자신의 겪은 트라우마를 가해자 가족들까지 주고 싶어 하지 않아 인간다운 대우를 한다.
사회/정치 운동이 해내야 하는 일은 누군가를 타도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존중하는 일 아닐까.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