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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성민 Dec 17. 2021

부산일반노조 사무국장 후보 출사표

사무국장으로 출마합니다. 

부산일반노조 동지들 반갑습니다.


조직부장으로 일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사무국장 후보에 출마한다는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노조에 들어오기 전에 노동당이라는 정당에서 활동을 했었습니다. 노동당 시당위원장을 하기 전에도 저에는 학생운동에 참여하며 사회운동가의 꿈을 키워왔습니다.


학생운동을 시작할 때가 2004년이었습니다. 제가 학생운동을 할 때는 학생운동이 내리막길로 접어드는 상황이었습니다. 마땅히 선배도 별로 없고 학생운동을 비관적으로 보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저는 줄 곳 리더 역할을 자임했습니다. 많은 선배들이 학생운동을 포기하는 시대에 꿋꿋이 운동을 하겠다는 사람이 자연스레 리더가 되는 시절이었습니다. 한 번 대표자 자리에서 활동하다 보니 조직에서도 대표자 역할을 맡아 달라는 요청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졸업 후에도 알바연대 라는 노동단체 부산지역 책임자로 역할을 했고 정당에서도 대표자 직책을 맡으며 활동을 했습니다.


대표직을 맡으면 전체 운동에 대한 시각도 넓어지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 품도 넓어집니다. 하지만 실무자 경험 없이 대표자로만 있다 보니 실무에 대한 세심함이 늘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와닿는 이야기보다 거시적인 정책 변화와 큰 투쟁 한 번으로 세상이 뒤집어진다는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세상은 그리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을 바꿀 배포로 2018년 지방선거에 출마했지만 6% 남짓 득표를 하며 주민들에게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받았습니다. 제가 제시하는 비전이 주민들에게 크게 와닿지 않는 먼 이야기로만 들렸던 것이었습니다. 낙선 후 부족한 상태로 정치인으로 살아가는 것보다 직접 현장에서 부딪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2020년 노동당 부산시당 위원장 임기를 마치고 도망치듯 정당 활동에서 맡았던 모든 직책을 내려놨습니다. 그 후 초심으로 돌아가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밑바닥에서 배우고자 천연옥 교육위원장님에게 노조 활동을 하고 싶다고 의사를 표현했습니다.


우연히 당시 부산일반노조에 조직부장을 구하고 있어서 저는 채용될 수 있었습니다. 노조 활동을 하면서 저는 겸손하게 배우는 태도를 취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박문석 위원장님과 전규홍 사무국장님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쫓아다녔습니다. 물론 이런 태도가 무조건 옳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규홍 동지는 저에게 조직부장이 노조에서 대장인데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아직 겸손한 자세로 보고 듣고 배우는 게 맞다고 답변했습니다. 2년 정도는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보다는 노동조합에서 지향하는 바를 따라가려고 마음먹었습니다. 묵묵히 노동조합 일정을 소화해내고 실무자로서 업무에 적응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전규홍 동지가 돌아가셨고 우리 노조 사무국장 자리가 공석이 되었습니다. 상집 간부가 줄어든 상황에서 제가 올해처럼 노조 활동을 배워나가는 견습생과 같은 태도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조직부장이 사무국장 후보가 된다는 말에 고개를 가우뚱 하는 동지들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아직 노동운동 1년 차에 배워야 할 것이 많은데 사무국장과 같은 주요 직책을 맡을 수 있겠나 걱정하시는 분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현장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많고 아직 경험이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모르는 지식은 공부하면 되고 경험은 부딪치면 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험난한 노동운동가로 살아갈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가 입니다.


안 그래도 상반기 신라대 투쟁 당시 정현실 지회장님이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 있습니다. 제가 정당에서 활동해서 노조 활동 몇 년 안 하다가 정치인으로 다시 돌아가는 거 아닌가 라는 걱정이 된다고 솔직하게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저는 진보정치의 꿈은 버린 것이 아니지만 노동운동가로 오랜 시간 살아볼 생각이 있다고 말하며 걱정 마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진보 정치와 현장 노동운동이 별개가 아니기에 노동 현장에서 오랜 시간 동지들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2022년 제가 사무국장이 된다면 거창한 약속보다는 노동조합 활동을 활성화하는데 기여하겠습니다. 지회 활동을 사무국장이 직접 나서서 챙겨나가겠습니다. 지회 정기 모임과 교육, 간부 회의가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산일반노조에 들어와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함께 투쟁하면 끝내 승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2021년 끝나가지만 아직 서면시장 동지들이 힘겹게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2년도에는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우리 노조에 분노와 눈물이 공존했던 2021년을 보내신다고 고생하셨습니다.


사무국장 후보 등록을 위해 동지들의 추천을 부탁드립니다! 


약력


2012~2013 알바연대 부산 기획팀장

2017.10.26.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 가입

2018 제7회 지방선거 사하구의회의원선거 민주노총 지지후보(노동당)

2019~2020 노동당 부산시당 위원장

2020~ 현재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 조직부장

(2021년 신라대지회 농성 100일 투쟁문화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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