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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성민 Oct 20. 2022

부산대생협 집회 율동을 함께하는 학생이 나타나다!

부산대생협 노동자 파업1


부산대생협 집회 율동을 함께하는 학생이 나타나다!


파업 투쟁 시작 후 신라대 농성 투쟁 때 겪은 경험으로 학생들과 마찰을 예상했다. 심지어 학교가 시험기간이라 학생들 반응이 예민할 거라고 생각했다.


예상대로 어제 집회 중에 학생 한 명이 찾아와 시험기간 중에 집회를 하여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신라대 농성의 경험으로 이번에는 학생들에게 열변을 토하지 않았다. 차근차근 이번 사태가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을 설명했다. 그리고 대화로 해결되지 않고 제도로도 보호받지 못해 거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명함을 주섬주섬 꺼내 건넸다.


몇 마디 말로 학생을 설득하지 못했다. 하지만 무턱대고 대화를 거부하진 않았다. 앰프 소리는 조금 줄이겠다고 말하고 대화가 정리되었다.


신라대 농성 당시 총학생회와 겪었던 갈등은 고통스러웠다. 조합원들이 외부에서 욕을 듣는 건 이해를 하는데 학생들 비난에는 감정이 많이 상했다. 이번에도 그럴 거라 예상하여 조금 더 차분하게 대응했다. 투쟁 발언도 열변을 토하는 방식이 아니라 노동법과 최근 노동문제를 엮어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말했다. 나뿐만 아니라 부산대생협 지회장님 또한 차분한 분이라 현재 상태를 학생들에게 상세히 알려냈다.


"학생 여러분 우리는 학생들 밥을 챙긴다는 생각에 지금까지 꾹 참고 일해왔어요. 근데 참으니깐 계속 희생을 강요하네요. 아침 7시 출근인데 사실상 6시에 나오지 않으면 하루 일을 쳐내지 못하는 상황이고, 7시와 11시 반까지 잠시라도 쉴틈이 없어요. 같은 노동자들끼리도 아침에 인사하고 8시간 내내 묵묵히 일 밖에 하지 못하는 현실이에요."


학생들과 함께 하기 위한 마음이 전달되었는지 어제 수많은 지지가 쏟아졌다. 학생들이 농성장과 집회 현장을 찾아 음료수와 과자를 사주었다. 그리고 집회 때 단체로 조합원들이 율동을 하면 박수를 쳐주거나 율동을 함께 따라 하는 학생도 있었다. 지지 대자보를 부착한 학생도 있었다.


학생 게시판에는 역시나 논쟁이 벌어졌다.  역시 문제는 집회 소음이었다. 학내에 사회적인 문제로 논쟁이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파업은 노동자의 학교일뿐 아니라 예비노동자로서 학생의 배움터가 되고 있다.


부산대 학생들에게 시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불편해도 괜찮다고 말해줘서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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