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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성민 Oct 31. 2022

송곳이 아닌 고슴도치 군단을 만들겠습니다!

2022 부산일반노조 임원 선거(사무국장) 출마선언문

글에 앞서 이태원 참사로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 사무국장으로 다시 출마합니다. 

      

“분명 하나쯤은 뚫고 나온다. 다음 한 발이 절벽일지도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도 제 스스로도 자신을 어쩌지 못해서 껍데기 밖으로 기어이 한걸음 그런 송곳 같은 인간이”

    

드라마 <송곳>(웹툰 원작)을 보셨습니까. 마트노조 노동자들의 투쟁을 다룬 드라마였습니다. 명대사가 많았는데 저는 부당한 대우를 뚫고 저항에 나선 투사를 송곳에 비유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부산일반노조 2년을 일하면서 송곳 같은 현장 지회장님들을 만났습니다.

부당해고와 임금 착취에 맞서 전면 파업을 진두지휘하는 지회장

직장 내 갑질에 맞선 가열한 투쟁에 앞장서는 지회장

코로나 손실을 오로지 노동자에 희생을 강요하는 사측에 맞서기 위해 노조에 찾아온 지회장   

  

기라성 같은 현장 지회장님들을 만나면서 빠른 시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가방 끈의 길이는 현장에서 중요치 않았습니다. 오랜 삶을 통해 쌓인 지혜는 책에도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내용이었습니다. 덕분에 빨리 노조에 적응하여 사무국장직까지 무사히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늘 의욕적인 송곳 같은 현장 지회장님들도 매년 연말이 되면 한 숨을 푹푹 쉬십니다. 새로운 간부를 선출하여 새해를 준비해야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다고 말하십니다. 

    

“사무국장님 다음 지회장 할 사람이 없습니다. 내년도 제가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 노조 현장은 5인 미만인 경우도 있고, 많아도 10~30명 안팎입니다. 큰 노조와 같이 현장에 파벌이 여러개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보니 노조를 가입하자고 제안한 사람이 지회장을 맡고 이후에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 변화가 필요합니다. 더 이상 송곳 같은 현장 리더들에게 무거움 짐을 계속 지게 할 수 없습니다. 노조에서 집중하여 간부 육성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할 시기가 왔습니다. 간부가 재생산되지 않는 조직은 장기간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단지 여러 과제 중 하나가 아니라 이제 생존의 문제입니다.     

   

신규 간부를 육성 프로그램을 체계화하여 연말마다 어려움을 겪는 현장 인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겠습니다. 이제 송곳이 아닌 고슴도치들을 적극 발굴해내겠습니다. 


고슴도치는 슬쩍 만지기만 해도 피부에 가시가 매우 깊숙이 박힌다고 합니다. 자본이 함부로 건들 수 없는 날카로운 고슴도치 군단을 현장 곳곳에 만들어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동지들 건강하십시오.       


PS. 사무국장 선거는 위원장 선거와 러닝메이트 즉 한 팀입니다. 천연옥 조합원이 위원장 후보로 함께 출마하게 되었습니다.  응원과 추천 부탁드립니다.      


2017.10.26.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 가입

2018 제7회 지방선거 사하구의회의원선거 민주노총 지지후보(노동당)

2019~2020 노동당 부산시당 위원장

2020~ 2021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 조직부장

2022 ~ 현재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 사무국장

2022 <현장의 힘: 신라대 청소노동자와 함께한 114일/빨간소금> 저자    

2022년 9월 KBS 뉴스에 가톨릭대 청소노동자 문제로 출연한 영상 사진(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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