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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성민 Dec 28. 2022

진짜 사장이 나와라!

노조법 2, 3조 개정에 민주노총 전력 투구하는 이유

노조법 2, 3조 개정에 대해 국회에서 '국민의 힘'은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논의 자체를 막고 있고, '민주당'은 단독처리할 의지조차 없다는 소식이 들린다. 올해가 끝나기 전에 본회 상정조차 어렵고 지금 환노위에서 논의되지 않는다면 1월 임시회 통과도 어렵다고 한다.


그럼에도 민주노총에서 왜 이렇게 이 투쟁에 전력을 투구하는가.


부산일반노조 소속 간접고용 노동자의 이야기를 하며 노조법 2, 3조 개정의 필요성을 페북에서라도 전하고 싶다. 이번에 꼭 통과해야 되지만 이번이 안된다고 포기해서는 안될 정도로 현장에선 시급한 문제다.


대학 청소노동자들은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용역업체에 소속이 되어 있다. 용역업체와 교섭을 하게 되는데 잘될 리가 없다. 학교와 논의 없이 어떤 결정도 할 수 없는 게 용역의 입장이다.


부산가톨릭대 청소노동자들은 21년 임금협약은 22년 9월에 체결했고 22년 임금협약은 또다시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은 반복되었다. 용역은 학교에게 이야기해보겠다고 하고 학교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노조에서 천주교부산교구 앞(학교 이사장이 부산교구 교구장)에 집회를 하니 그제야 학교는 노조와 대화에 나섰다. 하지만 노조와의 만남은 교섭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합의서를 작성해야 할 시점에서는 용역업체와 합의해라고 책임을 떠밀었다. 21년 임금협약을 용역과 겨우 합의를 했지만 22년 임금협약에서 문제는 반복되었다. 결국 부산가톨릭대 청소노동자들은 다시 용역업체 퇴출과 직접고용 쟁취를 내걸며 천주교 부산교구 앞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노조법 2조 개정은 법에 명시된 근로자와 사용자 범위를 넓혀 하청 노동자도 원청과 교섭할 수 있게 하는 법이다. 진짜 사장인 원청이 하청 노동자를 법적으로 책임지는 것이 현재 풀리지 않는 간접고용 문제를 풀 수 있는 해법이다.


지난여름 거제 대우조선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노동자들이 원청 사업장에서 51일간 파업을 했다. 사측은 점거 농성으로 8천억의 손해를 봤다며 노동조합 간부에게 470억 원을 손해배상 청구를 했다. 하청 노동자가 원청 사업장에 파업 투쟁을 할 수 없게 법이 단체행동권을 제한하고 있다.


2021년 신라대학교 청소노동자 농성 투쟁 당시 학교는 간부 8명에게 업무방해 퇴거 가처분 소송을 걸었다. 집단해고는 학교의 일방적인 결정이었지만, 억울함을 호소하는 노동자 농성에 대해 가차 없이 법원에 처벌을 해달라고 했다. 가처분 소송에 학교는 학교 전 직원을 증거 수집원으로 사용했다. 노동조합 투쟁 일거일투족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했다. 나중에 사측에서 제출한 자료가 수백 페이지가 되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법원 판결은 간접고용 해고노동자들이 신라대에서 투쟁을 하는 것을 부정하진 않았다. 낮시간에 소음 기준에 따라 진행하는 것을 인정했다. 하지만 학교가 청소노동자에 대한 실질적인 사용자성을 가진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동자의 파업에 대해 제한적으로만 법이 인정하는 현실이다.


노조법 3조 개정은 하청 노동자가 원청에서 파업을 해도 지금과 같은 무분별한 손해배상을 할 수 없게 규제하는 법이다. 현재 법에는 파업의 범위를 사업장의 문제 만으로 규제하고 있다. 노동자의 임금과 처우는 정부, 지자체의 정책과 법에 따라 좌지우지된다. 노동자 파업이 단순히 현장 문제로 좁게 볼 문제가 아니다. 정책과 법을 바꾸는 정치 파업도 허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노조법 2, 3조 개정을 위해 단식을 하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유최안 부지회장이 28일 건강 악화로 긴급하게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었다. 유최안 부지회장은 대우조선 투쟁에 스스로 철장을 만들어 51일간 파업을 했던 노동자이다. 건강히 다시 돌아와서 함께 웃으며 다시 투쟁할 것을 기원한다.


그리고 화물연대 위원장의 단식 또한 2주가 넘어간다. 안전운임제 일몰제 3년 연장에 대해 합의를 했지만 정부는 입장을 바꿔 폐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현실이다. 화물 노동자 또한 특수고용노동자로 노조법 2조 개정을 하면 노동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노조법 개정을 위해 모든 노동자들이 단결해서 투쟁을 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노조법 2, 3조 개정을 위해 묵묵히 함께하자!

민주노총 부산본부 노조법 2, 3조 개정 국민의힘 부산시당 앞 선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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