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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성민 May 14. 2023

일하다 아프면 쉬자, 다 낫고 건강하게 일하자!

<이것도 산재예요?>를 읽고

산업재해(이하 산재) 문제에 있어서 중대 재해 중심으로 생각했다. 작은 영세 사업장 노동자의 노동조합인 내가 활동하는 일반노조에는 산재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건설과 금속노조 노동자들이 고민하는 영역이라 단정 지었다. 뉴스에 나오는 사람이 죽는 중대재해는 작은 사업장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심지어 식당에서 일하는 조합원이 폐에 문제가 있어 입원을 했는데 본인이 업무상 질병은 아닌 것 같다고 해서 그냥 넘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도 산재예요?>라는 책을 읽고 산재 문제에 무지했음을 알게 되었다. 개념 정리, 산재 절차, 산재 처리 꺼리는 이유 등 제대로 아는게 없었다. 명색이 노동조합 사무국장이면서도 무식한 내가 부끄러웠다. (심지어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회원이기도 한데 책 읽으면서 쪽팔렸다)


책은 단숨에 읽었다. 중대 재해뿐만 아니라 작은 사고와 업무상 질병 등 산재에 대한 친절한 사례로 시작했다. 산재 절차와 고민 지점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읽자마자 바로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게 책의 장점이다. 식당에서 일하는 폐 질환이 있는 노동자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니 최초에 진료를 받았던 의사에게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하지 않았다고 했다. 당장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자고 설득하여 연결시켜 드렸다. 또 출근길 교통사고 난 조합원에게 그것도 산재가 가능하다고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의외로 사람들이 산재 신청이 회사 허락이 필요하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산재 신청하면 무조건 산재보험료가 올라간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심지어 일하다 경미하게 다쳤다고 회사 눈치가 보여 자비로 치료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근로기준법 78조 요양보상(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리면 사용자가 그 비용 부담하는 내용) 규정을 나뿐만 아니라 현장 노동자들에게도 잘 전해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산재 문제에 문외 했던 쪽팔린 과거를 청산시켜 준 <이것도 산재예요?>를 현장과 노동조합 간부들이 많이 읽어줬으면 좋겠다. 집에 고이 모셔두고 쌓아만 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일터’ 월간지를 차근차근 정독해야겠다.


"일하다 아프면 쉬자, 다 낫고 건강하게 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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