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우림, 더 원더랜드>
<자우림, 더 원더랜드> 극장에 보길 잘했다. 단순한 콘서트 실황 정도라 생각했는데 밴드 자우림이 25년 이상 활동할 수 있는 비결이 담겨 있는 영화이다. 신규 앨범이 나오지 않아도 자우림 앨범을 찾아 듣곤 한다. 즐거울 때 보다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위로가 필요할 때 주로 듣는다.
앞으로 방향에 대한 고민과 감정 등은 청춘의 문제라고 치부한다. 청춘이 지나면 의젓한 어른이 된다고 착각한다. 영화에서 자우림 음악은 '청춘'의 음악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청춘의 문제에 대해서는 단순히 10~20대로 한정 짓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도 앞으로 살아갈 방향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간다. 그리고 끝임 없이 관계와 다양한 갈등 속에 위로받을 무언가를 필요로 한다. 청춘을 벗어났다고 완벽한 어른이 되지 않듯이 말이다.
자우림 음악 자체가 해답이 될 수는 없다. 다만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 버틸 '의지'를 불러일으켜 준다. 토닥토닥 위로를 넘어 삶을 견디는 버팀목이 되어 준다는 점에서 남다른 뮤지션이다.
영화에서는 자우림의 멤버들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유명한 보컬 김윤아에 대해 평소에 들을 수 없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인상 깊었던 것은 자신의 음악이 단순히 미혼 여성만을 위한 음악이 아니라고 한다. 자신 또한 중년 여성으로서 그리고 노년이 되어도 이렇게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여성이 될 거라고 약속한다.
마지막으로 기타와 베이스의 이선규와 김진만을 소개한다. 보통 자우림 하면 김윤아 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그리고 두 사람의 겸손함과 섬세한 배려가 영화 내내 보여줘서 좋았다. 인기 많은 멤버에 대해 질투하거나 시기하지 않고 어떤 배려를 할까 고민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자우림 음악은 삶에 대한 이야기한다. 다만 멤버들은 자신들이 완벽해서가 아니라 늘 불안하고 미숙하기 때문에 그걸 노래로 표현한다고 한다. 밴드 자우림의 신곡을 노년이 되어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건강히 오래오래 노래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