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나은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단편적인 생각들
코로나 여파가 가시지 않아서 여전히 재택 근무중이다. 5인 이상의 모임은 가질 수 없으며, 집에서 일하며 가끔씩 take out으로 커피를 사러 가고, 50부작 의천도룡기를 보며 주인공과 동일시해 보기도 한다. 그리고 가끔씩 유튜브 강의도 보며 생활하고 있다. 그러다 교육에 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해 보게 되고, 몇 가지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본다.
"출산", "교육", "육아", "결혼", "취업", "주택" 이라는 우리나라의 문제점들은 이 나라의 모든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 그 문제들은 어느 하나 쉽게 풀리지가 않고, 서로가 서로의 순환고리를 만들면서 계속해서 더 나쁜 방향으로, 흔히들 말하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이, 진행을 시킨다. 예를 들면, 4인 가정에서 자녀 교육비로 지출이 심해서, 부부의 노후에 대한 자금을 준비할 여력이 없어진다거나, 대학교 등록금에 대한 대출을 갚기 위해 취업후의 결혼이 늦어지고, 신혼집을 구하기 위해 또 다시 과도한 대출이 발생하는 등의 구조적인 문제들이다. 이 중에 하나의 고리만 풀게 되면 긍정적인 연쇄작용이 일어날 것인데, 현재로써는 disruptive한 innovation이 없이는 점점 더 불행한 방향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도 그 중에서 가장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쉬운것이 교육일 것 같다.
대학교 교육이 비대면으로 대부분 전환되면서, 대학교 등록금에 대한 비용 자체가 줄어들어야 교육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렇다고 교육의 퀄리티가 그 만큼 높아지기도 어렵다.(고정비용의 문제). 오히려 해외 유명 대학교(standford, MIT, Harvard 등)에서 제공하는 무료 강의가 현실적으로 보면 더 수준이 높아 보인다. 그렇다면 오픈소스 비즈니스 모델이나, 앱스토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해 보면 어떨까? 이를 위해서는 일단, 대학은 연구 중심 대학과 교육을 위한 대학으로 나누는 것 부터 시작이 될 것 같다.
연구 중심 대학은 연구를 위해 존재하는 대학이고 기업의 지원을 받아서 연구를 하는 사설 연구소와 같은 형태를 띈다. 이렇게 연구 중심 대학으로 나누는 이유 중의 하나는 대학에서 입학정원은 현실적으로 줄어들고, 이에 따라 더 높은 수준의 공부를 하기 위해 학교에 남는 학생들이 점점 줄어들어 현실적으로 수준 높은 연구가 가능한 대학교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을 위한 대학은 기본적으로 온라인 기반의 교육기관으로 자체적으로 강의를 한다거나 세계 유수의 대학교에서 제공하는 동영상 강의에 대한 라이센스를 가져와서 메타데이타 형태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교육을 제공한다(이렇게 하면 강의 수준이 떨어지지 않는다). 학생들은 이 교육을 제공하는 대학에 입학을 해서 원하는 강의를 구독하면 된다. 교육을 위한 대학이 필요한 이유는 동영상만으로는 이해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자체 시스템을 활용해서 동영상 강의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이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시험, 커리큘럼에 따른 학습의 방향성에 대한 조언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육을 위한 대학의 차이는 이 메타 정보를 얼마나 잘 제공해 줄 수 있는지에 따라 그 경쟁력의 차이가 생긴다.)
이렇게 별도의 교육을 위한 대학을 만들면, 아래와 같은 장점들이 생긴다.
첫째, 교육에 대한 기회가 평등해 지고 사회적 비용이 감소한다. 대학교는 정원에 대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등록금을 내릴 수 있고, 높은 수준의 교육을 많은 사람들이 받을 수 있다. (인원수에 대한 제한은 입학에 대한 제한보다는 졸업에 대한 제한으로 조절할 수 있다.) 둘째, 선택의 기회가 많아진다. 정원에 대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은 다양한 전공에 대해 강의를 듣고 시험을 통해 과목에 대한 이수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이는 전공에 국한되지 않는 진로에 대한 탐색에 대한 기회를 제공하며, 목적이 이끄는 삶이 아닌 호기심이 이끄는삶의 생활방식으로 변화를 유도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지닌다. 셋째, 조금 더 빨리 사회 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 현재는 스펙쌓기에 대한 일환으로 점점 더 초기 취업에 대한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있다.(사회적인 낭비가 심하다) 필요한 과목을 이수하고, 기업의 인턴을 통해 경험을 쌓고 사회에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신입공채 제도에 대한 폐지 또는 변화가 필요하다. (공채제도에 대한 폐지는 단기적으로 취업률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장기적으로 회사내 성골이냐 진골이냐의 파벌이나 편가르기의 문제를 해결해서 개인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즉, 재취업시장이 개인에게 유리한 측면으로 작용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또한 회사에서도 필요하지 않는 리소스를 미리 확보해 높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기업에는 이득이라 결과적으로는 이렇게 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의 결단은 필요해 보인다.) 넷째, 언제든 언제든 재교육의 기회가 생긴다. 교육을 위한 대학은 연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연령에 대한 제한이 없다. 누구든지 필요하다면 재교육을 통해 직업의 전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전문지식이 점점 고도화 되어서 단순한 취업교육 만으로 직업군의 변화를 통해 재취업의 기회를 가지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취업교육은 자영업 비중만 높여줄 뿐이다. 이는 대학교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통폐합 위기에 놓여있는 대학교에도 긍정적인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이다.
현재는 시험의 본질이 내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 대한, 내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에 대한, self check하는 기능이 아닌, 편을 나누고, 계급을 나누는 수단으로 변질되어 있는 것 같다. 안타깝지만, 현재는 시험을 통하는 것만이 능력을 정당화하는 방식이고, 그 방식으로 획득되 권위가 사회적으로 통용이 된다. 단편적으로 몇 가지 생각해 본 아이디어이지만, 교육 제도 개편으로 지금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나쁜 고리를 깰 수 있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