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왜 불평등한가?

서울시장에게 바란다

by 벼룩스

올해 말에 전세계약이 끝나서 요즘에 어떻게 할까 이리저리 집을 알아보다가,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주거환경을 보고 주거라는 것의 가치에 생각을 많이 해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생각나는 조각들을 몇자 적어본다.


대략 4년전 기준으로 서울에 아파트라고 이름이 붙여진 것들의 가격은 거의 2배가 되었다. 년 기준으로 대략 매년 17~20% 정도가 오른 것이 서울의 평균적인 아파트 가격의 시세인 것이다. 이는 근로자의 평균 임금 상승률 4~6%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으로, 집을 영끌해서 그 시기에 샀으면 그나마 다행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벼락거지"가 되거나 그것도 안 되면 도시에서 소외되는 구조가 되었다.


살아있는 도시는 사람들의 이동이 자유롭게 이루어져 고이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즉, 생산인구는 중심가로 유입되고, 은퇴한 생산가능 인구가 아니면, 도시의 근교쪽으로 이동해서, 생산 가능 인구에 주거 환경을 물려주는 구조가 되는 것이 건강한 구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생산인구들은 비싼 주거비용 때문에 점점 교외로 밀려나고, 은퇴한 분들은 병원과 같은 여러가지 편의 시설의 이용을 위해 도심에 머물러야 하는 구조이다. 바꾸어 말하면 집을 가지지 못한 대략 40% 정도의 인구는 예전의 21세기 성북동 비둘기 신세가 되었고, 과도한 레버리지로 집을 소유한 사람들도 살집을 위해 생활의 일부를 대출 원금의 상환과 이자를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생겼다.


그렇다면 이를 어디서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을까? 초기 정부는 투기 세력 때문에 집이 모자라다고 생각했고,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정부는 서울 근교에 새로운 신도시를 만들어 공급을 충분히 하면 수요가 안정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보다 조금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해 보면, 어떨까 생각된다. 1인 가구가 늘어서 지금은 집이 부족하지만, 2030년 정도쯤 이후에는 인구 감소에 따른 영향이 부동산에도 서서히 미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일본처럼 빈집문제, 새로 연결한 철도나 전철의 만성적 적자문제 등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것보다는 도시 재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다시피, 강남에 살고 싶어 한다. 왜 강남에 살고 싶은 가 하면, 모든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강남에 모여있어서 직주근접뿐만 아니라 교육, 의료 등 모든 인프라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남을 중심으로 얼마나 가까운가에 따라 집값이 결정되는 구조이다. 이 강남 intensive한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여러 군데 나누어서 강남 정도가 되는 중심을 2~3개 정도 더 만들면 어떻가 싶다. (아마도 여의도나, 시청 정도가 될꺼 같긴하다) 이렇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좀 더 인프라에 대한 혜택(접근)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나눈 중심지를 기반으로 중심지에서 가장 가까운 (대략 5km 내외) 지역은 상업지구로 직주근접이 필요한 사람들이 거주하고 대략 5km~15km 정도는 시민들이 사는 주택단지 그리고 15km에서 20km 정도되는 곳은 신도시로 개발하는 방향을 정하되, 기존의 용적률에 대한 완화를 통해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으로 진행하는 것이 사람들이 원하는 것들을 가장 만족시켜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면 용적률 300% 인 곳을 용적율 800% 정도로 늘릴수 있도록 하는데, 그 중에 반은 공공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이다. 또한, 주택에 대한 연금을 만들어 노인들이 의료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지역으로 쫓겨나가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만한 것 같다. 그렇게 하면 강남에 살던 사람들이 의료 인프라가 있는 서울의 근교나 서울의 변두리로 이동이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철도나 도로 전철에 대한 비용은 아껴서 어떻게 해야 될까? 결론은 지방의 인프라에 투자했으면 한다. 서울사람 사이에는 벼락거지와 집을 가진자가 있지만, 지방에는 서울 공화국에서 소외된 남의 나라 이야기를 듣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있다. 굳이 서울로 올라와야 되는가 라고 묻는다면 현재는 그렇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일자리때문에도 그렇고, 교육 때문에도 그렇고, 의료때문에도 그렇다. 아마 그 인프라에 대한 투자의 시작점은 서울의 기능들을 분산하는 것에 있을 것 같다. 그 시작은 공공기관이지만, 그 가족들을 머무르게 하는 것을 교육시설일 것이다. 하나의 대안은 지방 명문고, 특목고를 살기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정부는 평등의 원칙 때문에 특목고, 자사고등을 폐지한다고 하지만, 이는 교육의 기능을 더 서울에 집중시켜 서울에 살아가야 할 가장 중요한 이유를, 특히 강남지역으로 더욱더 와야 하는 당위성을 주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보면, 지방에 사는 사람들에게 자식들은 좀 더 나은 기회를 받게 하고 싶다는 욕망(?) 혹은 기회의 평등을 빼앗아 간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수도권이나, 경기도에 자사고 특목고는 모두 폐지하고 지방에 그런 특수목적의 학교를 남겨 놓는 것이 인프라 투자의 하나의 방안이라고 생각이 된다. 왜 여야에서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가를 생각해 보면 ROI라고 보기 보다는 표 때문이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예전에는 호남이나, 경상도 어느 한쪽을 가져 오는 것이 중요했는데, 인구의 절반이상이 서울 경기에 살게 된 이상, 서울 경기 발전에만 신경을 써서 표를 가져 가면 선거에서 당선되기 때문이다.


집을 알아본다고, 뉴스나 부동산 관련 이야기를 접하면서 막 사회에 진출한 30대 초반, 90년대 이후 생들이 느끼는 좌절감에 대해 조금은 공감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볼 수 있었다. 지방에서 대학교 때문에 서울로 올라와서 자취방을 구할때의 먹먹함, 대학원 졸업후에 다시 서울에 집을 구할때 보았던 원룸의 모양과 전세가의 격차에서 오는 어떤 좌절감, 이 모든 것들이 그 시절의 나보다 현재의 그들에게 더욱 더 크게 다가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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