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은 것과 얻은 것 그리고 불안
한해를 마치며 마무리의 의미로 글을 몇자 적어본다.
올해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그 변화의 흐름을 나는 타지 않았고, 지켜보는 입장이었다. 시장의 변화를 지켜 보기도 했고, 가깝게 일하는 사람이 안 좋은 일을 당하는 것도 지켜보며 인생의 덧없음을 느끼기도 했다. 사회적으로 보면, 노력하면 모든 것이 이뤄지는 시대는 지나가고, 자본이 노동의 가치를 대체했으며, 좋은 의도가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내지 않으며, 때로는 나쁜 의도가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했고, 능력이 성공의 원인이라고 자부하고 정당화 하는 사람들도 보았고, 거기서 도태되는 사람들은 운이 없는 것이 아닌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 당하는 것도 보았다.
크게 보면, 이 모든 원인들은 불안에 있는 것 같다. 사회적으로 모두 불안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 사회적 안전망이라는 것이 없어서 어느 순간에 나도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이 그 근본에 자리하고 있고, 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사람들이 비이성적이고, 이기적이고, 자신을 정당화하는 행동들을 하고 있고, 그 결과 개인의 이기심이 사회를 더 잘 돌아가게 만들기 보다는 사회의 비극적인 요소들을 부각시키는 듯 하다.
앞으로도 계속 그런 사회가 지속될 것이라는 것과 거기서 어떤 방식으로 살아 남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사람들의 행동을 사회적 이타심을 발휘할 수 없게 만드는 것 같다. 능력에 대해 정당화를 한쪽에서는 주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를 끌어 내리기 위해 꼬투리를 찾는 사회, 앞으로의 나아가기 위해 방향을 모색하는 사회가 아닌 누구의 잘못을 찾고, 처단하는 일들이 코로나와 더불어 디스토피아 같은 세계관을 보여준다.
불안을 만드는 요소는 먹고사니즘이다. 그 첫째가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다는 불안이다. 사회적인 분위기 또한 전문직의 자리를 경력직에 열어주고, 여론의 영향력이 강한 유투버와 같은 비 전문가들이 전문가의 영역을 대체 할려고 하면서, 삶의 터전을 보호받던 사람들 조차도 삶의 안정성에 위협을 받게 된다. 그래서 계급화를 정당화 하는 일(자격증 없는 사람들이 바운더리에 들어오는 일을 막는 것)에 더욱 치중하고 권위를 찾기위해 노력하는 듯하다. 그리고 그 바운더리에 없던 사람들은 그 보호받던 장벽을 와해 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듯하다.
불안을 만들어 내는 또 다른 하나는 노동의 가치가 현격히 떨어지고 있다는데서 기인한다. 노동의 가치는 점점 더 기계나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 될 수 있는 사회가 되고 있으며, 어느 순간 그것이 합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영역으로 접어들면, 단순 업무 뿐만이 아니라 자격증으로 보호받던 영역까지 대체 될 것이고, 미래 사회의 노동의 가치는 지금보다도 더 현저히 떨어질 것이다. 그에 반해 자본의 가치는 출렁이고 있다. 부동산, 주식으로 번 돈들이 자신이 노동으로 번 돈보다도 더 많아지는 경험을 한 사람들도 올해에는 여럿이 있다. 어떤 사회적 시스템이 돈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시스템에서 소외된 사람들은 사회적 나락으로 떨어지고, 그런 광경을 지켜 보고 있던 시스템 위에 올라탄 사람들도 언제 이 시스템에서 떨어질지 몰라서 불안해 한다. 그리고 그 시스템에 올라탄 것은 운이 좋았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어떤 사회가 될지는 그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들이 정한다. 사회의 구성원들은 우리가 원하는 안전망이 어떤 것인지 보여줘야 한다. 국가는 내(통치자)가 원하는 것이 사회 구성원이 원하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을 해 보아야 하고 사회 구성원이 원하는 것이 국가가 필요로 하는 것인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래야 개인이 이기적이 될수록 사회가 점점 불행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새해에는 좀 더 나은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