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GPU 몇장짜리 인간일까?
정권이 바뀔때 마다 새 정권에 이런 이런것들을 바란다는 그런 글을 썼는데, 올해는 쓰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생각나는 몇자를 적어보려고 한다. 국내외 적으로 여러가지 문제가 많지만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아주 오랜만에 똑똑한 대통령을 국민들이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성보다 신념이 앞서지 않으며, 어느 정도는 이익을 위해 타협하고 정치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비굴해 질 수 있는) 인물인 것 같다. 다만 자신의 행정학적인 경험(내가 해 봐서 아는데)과 똑똑함이 잘못된 의사 결정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 같다.
몇 가지 걸리는 것 중의 하나가 이재명 대통령이 이야기 했던 호텔 경제학이다. 돈을 돌려만 주면 경제가 살아난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돈을 돌리게 되면 돈은 항상 부자들에게 더 많이 가고, 가난한 자들에게는 더 적게 가게 된다. 그래서 부익부 빈익빈이 더 심해지고, 부자들의 자산가치는 더 오르게 된다.(민주당이 집권하면 집값이 오른다는 공식이 된다.) 그래서 더 많은 돈을 계속해서 풀어야만 하는 딜레마가 생긴다. (여기 저기 M2 통화량 이야기가 항상 나온다.) 한계 효용의 체감 법칙에 따라 가난한 사람일 수록 작은 돈의 만족감은 더 커지겠지만, 단기적인 해결책이라 장기적인 해결책은 될 수가 없다. 푼돈의 많은 부분은 부동산으로 가게 되고 정부는 좀 더 극단적인 부동산 정책을 취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세금은 많이 거두면, 세금을 많이 내는 부자들의 이탈이 생긴다.)
정부에서는 정부에서 푼 돈이 부동산으로 묶이지 않고, 주식투자와 같은 장기적 관점에서의 성장률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유도하기 위해, 어찌보면 중국의 주거 제제같은 느낌이 나는 토허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국민들에게는 인식되는 방식은 여기가 투자지역이라고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알려주는 느낌이 더 강하다. 이것보다는 주식에 대해서는 상속세를 완화해 준다거나, 투자금에 대한 세금 비중을 낮춘다거나 하는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시장에 더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현실적으로 국내 주식에 투자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해외 투자보다 세금을 적게 낸다는 거 밖에 없는 것 같다. 배당적인 측면도 그렇고 기업 마음대로 회사를 분할해서 다시 상장을 시킨다거나, 기업의 가치보다는 테마주에 단타 위주로 시장이 흘러가는 측면이 많다거나 등등 투자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 그러니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이 강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원화 가치의 하락과 환율의 불안정성이 더해져서, 국내외 기관들에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력적으로 만들기는 어렵다거나 포트폴리오는 분산해야 한다거나 하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주주가치를 보호(상법 개정)하면서도, 상속세를 줄인다거나 하는 다른 인센티브를 꼭 줘야 할 것 같다.
또 하나로 드는 생각은 주식시장을 살리기 위해서, 금융적인 투자보다 우회적으로 스타트업의 IPO를 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많은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버블일지는 모르겠지만 미국도 이런씩으로 기업의 PER가 평균적으로 올라간 것 같다. VC를 통한 스타트업들의 valuation은 대체로 정상적으로 판단되지 않을 정도로 높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일반 상장회사들의 per가 10~20 사이였는데, 스타트업들의 per가 30~40 사이였다고 하면, 이 기업들이 IPO를 하게 되면 기존 상장회사들의 per보다 상당히 높게 된다. (수소차 직접 만드는 현대차보다 니콜라가 한때는 시가 총액이 컸던 적인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면, IPO를 한 스타트업들의 PER가 10~20이 아닌 20~30 정도로 수렴한다. 그리고 IPO를 하지 못하게 된 회사들 중 일부는 회사를 기존 상장회사에 매각하게 되는데, 이때 사모펀드들이 상장했을때의 가치와 비슷하게 매각을 하고 이것이 기업의 평균 PER를 높게 만드는데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일반 기업들의 M&A시에 valuation이 스타트업 처럼 높아지는 그런 형태였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는 제조업이 국가의 domestic asset (core competancy) 이기 때문에 너무 금융이 앞서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금융이 중심이 되는 나라는 특별한 혁신이 없는 이상은 제조업이 발전하기 어렵다. (결국 실패로 돌아간다.) 금융이 중심이 되면, innovation을 통해서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 금융상품을 통해 가치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기본적인 생각이 개발, 개선이 아닌 모든 문제를 금융으로 바꾸거나 만들어서 해결할려고 한다. 대표적인 예가 자동차 산업이다.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이 혁신 없이 캐피탈, 리스 같은 금융 상품을 도입해서 결국에는 시장에서 낮은 상품성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관세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작용할 것 같다.) 그래서 금융이 주가 된 국가에서는 살아남을 수 있는 산업이라고 하는 것이 한계효용이 0에 가깝게 만들어 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나 지적 재산권에 기반한 제약산업 같은 실물을 가지지 않는 산업들 밖에 없다. 금융과 제조가 협업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 중의 하나가 AI가 될 수 있을 꺼 같긴 하다. AI (Agentic AI 이던, Pysical AI 이던)를 통해 labor cost를 극단적으로 줄여서 노동의 투입요소를 줄이고, 생산요소 중에 자본(인프라 투자)의 비중을 높이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에서는 성공적으로 APEC 정상회사를 마쳤고, 우리나라가 이렇게 중요한 시점에 중심이 되는 국가가 되는 경험을 해 보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관세협상도 마무리 되었고, AI 3대 강국으로 가기 위한 GPU도 26만장 확보하였다.(삼성, 현대, 엔비디아 CEO의 치맥하는 모습은 신기할 따름이다.) 하지만, 조금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 예전에는 초고속 인터넷망이 KT가 대부분 진행을 해서 과잉투자는 있을지 몰라도 중복투자가 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은 다른 양상인 것 같다. AI라는 것이 투자금액은 크고, 리턴에 대해서는 먼 미래에 있고, 이 또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불확실성이 크다. 몇 가지 우려되는 점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전력의 문제로 인한 부채의 증가이다. 엄청나게 증가해야 하는 전력수요에 대해 아직은 마땅한 대안이 없다. 공공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 주택공사의 부채 비중을 올렸듯이, 한전 또한 그렇게 될 확율이 높다.
둘째는 인프라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기업의 정리해고이다. 미국의 빅테크인 애플, 메타, 구글, MS 이런 회사에서도 인프라 투자로 인해 감당해야될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사람을 짜른다. 그리고 일부 기능들을 AI가 대체하면서 지속적으로 다시 재투자를 한다. 삼성이나 SK 같은 회사는 본인들이 납품한 물건을 다시 사는 형태라 아무래도 투자리스크가 어느 정도 레버리지가 되겠지만, 그래도 부담스럽다. 레버리지 햇징이 안 되는 회사는 기업의 존망이 걸려있기 때문에 투자 비용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인력에 대한 감원이 일어 날 것 같다. AI(GPU) as a Service에 대한 수요도 현재는 공급이 국내의 수요를 넘어서기 때문에 계속해서 과잉 및 중복 투자가 일어난다면 해외 수요를 찾지 않는 이상 기업의 내부 수요가 아닌 CSP의 입장에서는 크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보면 인간이 AI로 대체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좀 저렴한 표현으로 이야기 하자면, 너는 GPU 몇장짜리 인간인가의 이야기가 된다. 좀 더 표현을 다듬어서 이야기를 해 보자면, 니가 하는 일이 이러이러한 foundation 모델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몇 Billion의 파라미터가 사용되는 모델이라, 양자화를 하면, 몇장의 GPU를 묶어서 하는 inferencing 서비스를 통해 대체 될수 있는가의 문제로 바꾸어 질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의 가치가 GPU 몇장짜리로의 문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러다이트 운동을 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시대의 흐름이니 잘 이용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가진 모든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더 늘어나고 있지만(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이렇게 정권이 바뀐것은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정부가 추가적으로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하는 부분은 교육과 국가체제에 대한 부분이다. 누군가의, 며칠간의 노력이 AI의 몇분으로 완성되는 세상에서, 기존의 교육이 가지고 있던 문제들 (사교육, 대학교 경쟁력...)과 함께 앞으로의 교육의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를 해 보아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의 세상이 과연 인플레이션을 계속 일으킬 수 밖에 없는, 다수결에 기반한 민주 자본주의 국가를 유지하는 것이 국가의 생존과 번영에 더 유리한지 아니면, 철인을 기반으로 한 어느 정도의 통제가 혼합된 사회로 가는 것이 국가의 번영에 더 유리한지 그런 사회의 근본적인 체제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되는 시점도 점점 다가 오는 것 같다. (미국의 중국화와 중국의 급격한 성장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