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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가는 기차

이건 뭐지?

by 로라




1. 브런치 첫 글


브런치 첫 글은 예상했던 대로 춘천 가는 itx 안에서 쓰게 됐다. 춘천을 다닌 지난 2년간 내가 찌끄리던 글과 소심한 몇 개의 가사는 모두 itx 1호차 3D 자리에서 이루어졌다.


기차 안은 늘 조용하고 대성리-가평-춘천을 지나는 바깥 풍경은 나름 운치있고(이것도 매주 보면 무념무상이 되지만) 무엇보다 나는 몹시 할 일이 없다. 개강 철에 숙제를 몇 번 시도해본 일이 있었지만 한시간의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에 숙제는 무리(숙제는 언제나 어디서나 늘 무리였던 거일지도)





2. 자리 선택


보통 내가 앉는 자리는 앞에서 말했듯 1호차 3D다. itx의 1, 8호차는 앞에 3번호만 있는 짧은 칸이 따로 있는데 이 칸이 제일 조용해서 늘 이곳을 탄다. D나 A석에 앉는 이유는 창가자리이기도한데 그 중에서도 1, 3번은 콘센트 자리어서 아이폰 전기노예인 나에겐 필수 자리이다. 하지만 오늘처럼 예매를 다소 느리게 해서 D석에 앉지 못하고 C석에 앉으면 이런 일이 발생한다




다른 분의 다리를 가로지른 나의 충전기



그래..폰 새로 살게



3. 싸이 일기장 - 블로그 - 브런치



긴 글을 정기적으로 쓰던 공간은 싸이 일기장, 네이버 블로그에 이어 세 번째이다. 사실 정확히 따지면 중고등학교때 쓰던 유니텔 미니홈피가 있기도하다. ㅋㅋㅋㅋㅋ 그러나 그곳의 글들은 이제 열람할 수 없으니 패스...페이스북과인스타를 연동해 종종 쓰기도 했으나 어쩐지 그곳은 글쓰기 전용의 공간이 아니니 내가 내 글을 써놓고도 죄짓는 기분이 들곤했다. 읽기 싫은 이들에게 눈 고문 같은 걸 하는 기분이랄까...글쓰기 전용 공간은, 열린 웹공간이라는 건 다르지 않지만 굳이 글을 보기 위해 오신 분들이 볼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나의 죄책감이 좀 덜하다.


말과 글이 과하게 많은 나는, 역시 어딘가에 이렇게 풀어헤쳐놓아야 병이 없어지는 것 같다.


안녕 브런치

또 한번의 흑역사가 이곳에 남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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