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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나무 Jul 31. 2022

어른을 위한 그림책 추천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곳은...

0세부터 100세까지 함께 보는 그림책, 

어른에게 더 많이 추천하고 싶은 <길 위의 모터사이클>과 <나는 너는>

 

길 위의 모터사이클  -에이미 노브스키 글/ 줄리 모스태드 그림/ 엄혜숙 옮김/ 봄의정원-
나는 너는  -김경신 글 그림/ 글로연-

    

우리는 지금 어떤 길 위에 있는 걸까?      


<길 위의 모터사이클>은 모터사이클을 타고 세계 일주를 한 최초의 여성 ‘안느 프랑스 도스빌’의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이다.

표지그림엔 헬멧과 고글을 쓰고 지는 해를 배경으로 어딘가로 향하는 모터사이클 위에 앉은 여인이 보인다. 화려한 겉표지와는 다르게 속표지엔 단색으로 그려진 클로즈업된 여인의 얼굴이 있는데, 그녀의 눈동자 안엔 차선이 선명한 길이 지평선을 향해 뻗어있는 게 보인다.     

여행하며 글을 쓰기 위해 파리를 떠나 세상 구경을 나선 ‘안느’.  손가방 하나와 두 개의 가방에 자신의 삶을 담고 혼자 떠난 여행이지만, 여러 나라, 여러 사람, 다양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는다. ‘안느’가 간 모든 곳들, 그녀가 본 모든 것들은 아름답게 수놓은 스카프처럼 온 세상을 몸에 걸치게 된다. 그녀는 말한다. “그건 힘든 일이었어요. 하지만 설레는 일이었어요. 나는 많은 것을 배웠어요.”

이 그림책을 보는 즐거움 중 하나는 세계 곳곳의 풍경 안에 녹아있는 여인, ‘안느’의 모습이다. 어쩌면 그렇게도 찰떡 같이 어울리는지, 독자를 설레게 하고 유혹한다.   

  

<길 위의 모터사이클>이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간 한 여인에 대한 이야기라면 <나는 너는>은 수많은 라이더들을 보여주는 그림책인데, 오히려 나에 대해서 타인에 대해서 생각하고 관계와 소통을 생각해 보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본문 첫 페이지에서 한 사람으로 시작된 그림이 차츰 수많은 자전거 탄 사람들이 몰려드는  자전거 경주대회를 보여준다. 화려한 각양각색의 복장을 갖춘 선수들이 등장하지만 특정 주인공은 없다. 그래도 독자는 각 페이지마다에서 이야기를 이끄는 화자를 찾아낼 수 있다. 글자 색에 그 힌트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16명의 선수를 통해 MBTI 각기 다른 성격유형을 보여준다.     

내가 이야기하는 ‘나’와, 지인들이 ‘너’로서 바라보는 나는 같을 때도 다를 때도 있다는 뒷면지의 마무리는 수많은 '나'들이 때론 화합하고 또 때론 불협화음을 이루는 사회를 보여주는 것이다. 타인을, 세상을 이해하고 포용해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될지도 모르겠다.     

이 그림책에 나오는 그림들이 아주 멋지다. 큰 화폭으로 그려진 원화를 보고 싶게 만들고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지금 우리가 서있는 길은 어쩌면 낯선 곳으로 향하는 길 위일 수도 있고, 다른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면 살아가는 길일지도 모른다. 어디에 있건 우리는 성장하는 과정 위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나와 타인의 관계를 생각하며 가다 보면 좀 더 어른다운 어른이 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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