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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나무 Aug 05. 2022

어른들에게도 권하는 그림책

<소음공해> <쫌 이상한 사람들>

                                                    소음공해

                                     -오정희 글/ 조원희 그림/ 길벗어린이     


                                                쫌 이상한 사람들

                                         -미켈 탕코 글 그림/ 정혜경 옮김/ 문학동네-   


  

요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상당한 신드롬을 일으키며 사람들 입에 많이 회자되고 있다.     

우리는 ‘이상하다’란 수식어를 일반적이지 않고 정상적인 것과 다른 걸 보거나 느낄 때 사용한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우영우’ 이름 앞에 ‘이상한’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자칫 그것은 민망하고 실례가 되는 표현일 수도 있는데, 오히려 대놓고 사용하면서도 ‘우영우’란 사람의 실체를 십분 보여줘서 그가 보통 사람과 다르긴 하지만 굉장히 사랑스럽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더해서 장애에 대한 편견과 그들을 대해야 하는 태도까지 가르쳐주는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가 뜨기 훨씬 전에 출간된 <쫌 이상한 사람들>에 나오는 사람들도 좀 이상하지만, 우리 사회에 꼭 있는 그런 사람들이다. 길에서 개미를 밟지 않으려고 까치발로 걷는 사람, 자기편이 졌을 때도 상대에게 축하 박수를 보내는 사람, 텅 빈 객석을 보면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를 위해 연주하는 사람, 고마워하며 나무를 안아 주는 사람, 눈을 뜬 채로 꿈꾸는 사람, 늘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길을 택하는 사람....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있어서 세상은 아름다울 수 있고, 다정하기도 하다.     

반대로 <소음공해>에 나오는 주인공은 아주 훌륭하고 모범적인 시민처럼 보이지만, 우물 안에 갇힌 사람이다. 선하게 살기 위해 장애인 단체에 주기적으로 찾아가 기쁜 맘으로 봉사하고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며 몽상과 시와 꿈을 그리기도 하는 이상하지 않은 사람이다. 그런데 어느 날, 윗집에 이사 온 사람이 보내는 정체 모를 소음 때문에 괴롭다. 처음엔 경비실을 통해 주의 주며 가르친다. 그래도 해결이 안 되자 직접 나선다. 선물도 무기가 될 거란 확신에 차서 푹신한 신발을 들고 윗집 벨을 누른다. 그런데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는 반전. 

혹시 이 그림책을 읽을 예정인 분들에게 악당 스포일러가 되지 않으려고 반전의 결말은 비밀로 하고 싶다.     

책을 읽으며 놀란 것은 나도 이 주인공과 별로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의 화자에게 많이 공감하고 있었으니까. 오정희 작가가 글을 잘 썼기 때문에 저절로 공감됐는지도 모르겠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그림책 <쫌 이상한 사람들>, <소음공해>는 나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함부로 판단하지 말 것, 좀 더 생각할 것, 다른 편에 서 볼 것. 그러다 혹시 사람들이 나를 좀 이상한 사람으로 여기게 되더라도 기꺼이 이상한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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