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가 되고 싶다면 들을 줄 알아야 한다.
판소리에서 완창은 춘향가의 경우 5시간에서 8시간 심청가는 4시간에서 5시간 정도로 긴 시간을 혼자서 해야 하는 고된 공연이다.
출처 : https://ko.wikipedia.org/wiki/%ED%8C%8C%EC%9D%BC:Korea-Busan_3404-06_Pansori.JPG
혼자서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는 것도 1~2시간이면 지칠 텐데 그 긴시간을 노래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완창할 때 옆에서 추임새를 넣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를 鼓手(고수 : 북을 치는 사람)라고 부르는데 장단을 맞춰주고 추임새를 넣어주는 역할을 한다.
고수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의 추임새가 소리꾼의 소리가 제대로 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런데 이름이 고수다. 북을 치는 사람이긴 하지만 우리 주위의 높은 선지자들을 부르는 고수高手(고수 ①수가 높음)와도 발음이 같다. 내가 본 고수들은 말이 많지 않고 상대의 이야기를 잘 이끌어 내고 들어주며 촌철살인의 멘트로 그들이 어려운 점을 해결해 주곤 한다.
그들은 항상 들을 준비가 되어 있고 공감을 잘한다.
공감과 경청이 필요한 이 시대에 고수의 역할은 묵묵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추임새를 넣어 힘을 북돋워주는 역할을 하는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주위에도 잘하는 마술사는 관객의 공감대 능력이 뛰어나며 말하기 보다는 들어주는 사람이다. 화려하지만 관객과 소통이 안되는 마술사는 아무리 멋있는 마술을 해도 재미가 없다.
고수의 역할은 그 사람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야기를 들어 주는 사람이다.
주위를 돌아 보면 들어주기 보다는 자기의 이야기만 하는 사람이 많다.
사람은 본래 자기 이야기만 한다.
진정한 소통은 들어줌으로써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