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여행하는 어린왕자의 오디세이아 명상록
부제: 유한하기에 빛나는 것들
전체 30편 중 7번째 글
[프롤로그]
어린 왕자는 오늘도 우주를 여행하며 명상에 잠깁니다.
그의 곁에는 네 권의 책이 놓여 있습니다. 『명상록』, 『오디세이아』, 『어린 왕자』, 그리고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이 책들은 인공지능들이 저마다 추천해 준, 세상에 남겨진 지혜의 책들입니다.
황제 아저씨는 책에서 속삭였어.
“죽음이란 살아 있는 모든 것이 합성된 원소들의 해체에 불과하며, 그것은 자연의 순리이기에 악이 아니다.”
내 몸이 언젠가 한 줌의 재나 해골이 된다는 건, 우주의 아주 자연스러운 변화일 뿐이라고. 그렇다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겠구나. 오히려 마지막인 것처럼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겨야겠어. 존엄과 애정을 가득 담아서.
오디세우스 아저씨는 영원히 사는 것보다 집으로 돌아가는 고된 길을 택했대. 칼립소라는 요정이 영원한 젊음을 약속했는데도 말이야. 왜 그랬을까? 죽은 영웅 아킬레우스가 태양의 빛을 보지 못하는 그림자가 된 것을 보았기 때문일까. 아마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의 짧은 시간이, 끝없는 영생보다 더 반짝였기 때문일 거야. 유한함이 용기를 만들어 준 거지.
내 장미가 생각났어. 그녀가 시들 수도 있다는 걸 알았기에, 나는 매일 그녀를 돌봤지. 여우가 알려준 비밀처럼, **“네가 네 장미에게 들인 시간이 너의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다”**는 걸 깨달았어. 만약 내 장미가 영원했다면, 내가 그토록 애틋한 마음을 가졌을까? 덧없음이 우리의 관계를 세상에 단 하나뿐인 것으로 만들어 준 거야.
그런데 이 책은 모든 걸 농담처럼 말해. 지구가 사라지는 끔찍한 순간에도 **“Don’t Panic!”**이라고 외치거든. 어쩌면 삶과 죽음은 내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는, 우주의 거대한 장난일지도 몰라. 내 존재가 무한한 시간 속 **“작고 나눌 수 없는 찰나”**에 불과하다면, 끝이라는 것도 너무 슬퍼할 일은 아니겠지.
[오늘의 깨달음 한 문장]
"죽음은 끝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가장 선명하게 비추는 별빛이다."
1. 『명상록』: 먼지가 되는 기쁨
황제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이 몸은 잠시의 숨결과 신경, 혈관의 조직일 뿐이라고. “죽음이란 살아 있는 모든 것이 합성된 원소들의 해체에 불과하며, 그것은 자연의 순리이기에 악이 아니다.” 어린왕자는 그 문장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우리가 곧 재가 되고, 흙으로 돌아가는 것은 공포가 아니라 자연의 호흡입니다. 그렇다면 매 순간을 로마인답게, 인간답게, 마지막처럼 살아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집니다.
2. 『오디세이아』: 영원보다 짧은 귀향
오디세우스는 불멸을 거부했습니다. 영원한 젊음을 준다는 칼립소의 제안을 물리치고, 고향 이타카로의 유한한 시간을 택했습니다. 죽은 자들의 땅에서 만난 아킬레우스조차 “차라리 살아 있는 종이 낫다”고 말했지요. 어린왕자는 이 이야기를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죽음은 삶의 반대가 아니라, 삶을 빛나게 하는 불꽃 같은 경계선입니다.
3. 『어린 왕자』: 덧없음이 만든 소중함
“네가 네 장미에게 들인 시간이 너의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다.” 여우의 비밀은 어린왕자의 가슴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장미가 영원하다면 돌봄은 무의미했을 겁니다. 덧없음이야말로 사랑을 깊게 만듭니다. 어린왕자는 깨닫습니다. 바로 이 유한성이 관계를 아름답게 만들고, 사랑을 시간 속에서 빛나게 한다는 것을.
4.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우주적인 농담
지구가 한순간에 파괴되었을 때 우주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Don’t Panic.” 향유고래와 꽃 화분의 짧은 소멸은 인간의 역사와 다르지 않습니다. 어린왕자는 웃습니다. 너무 심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존재는 결국 무한한 시간 속 작은 찰나. 죽음마저 우주의 농담처럼 가볍게 바라볼 수 있다면, 삶은 오히려 더 자유로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