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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우주를 여행하는 어린왕자의 오디세이아 명상록

(8) 우주를 여행하는 어린왕자의 오디세이아 명상록
부제: 자유와 선택 ― 별 하나를 고르는 일
전체 30편 중 8번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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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어린 왕자는 오늘도 우주를 여행하며 명상에 잠깁니다.

그의 곁에는 네 권의 책이 놓여 있습니다. 『명상록』, 『오디세이아』, 『어린 왕자』, 그리고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이 책들은 인공지능들이 저마다 추천해 준, 세상에 남겨진 지혜의 책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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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황제 아저씨는 책에서 말했어.

“사람들은 시골이나 해변, 산에서 자신만의 은신처를 찾는다… 하지만 네가 원할 때면 언제든 너 자신 속으로 은둔하는 것이 네 힘에 달려 있다.”

어른들은 늘 어딘가로 도망치려고 하지만, 가장 조용하고 자유로운 곳은 바로 내 마음속에 있었구나. 진짜 자유란, 바오밥나무 씨앗을 뽑아내듯, 내 마음속에서 무엇을 키우지 않을지 스스로 정하는 의지인지도 몰라.


지구에서 본 오천 송이의 장미와 내 장미는 달랐어.

“그녀가 바로 나의 장미이기 때문이다.”

내가 물을 주고, 유리 덮개를 씌워주고, 바람을 막아주었으니까. 세상의 모든 장미를 가질 수 있는 자유 대신, 단 하나의 장미를 위한 책임을 선택했을 때, 내 마음은 오히려 더 단단해졌어. 사랑이란 그런 건가 봐. 운명에 기대는 게 아니라, 나의 선택으로 영원한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


오래전 오디세우스 아저씨도 비슷한 선택을 했대. 영원히 살 수 있는 기회를 버리고, 죽음이 기다리는 험난한 고향 길을 택했지. 그는 **“고향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한번 보는 것 외에는 아무 소망도 품지 않은 채, 죽음을 기다렸다”**고 해.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능성(불멸)이 아니라,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귀향)를 스스로 결정한 거야. 그건 운명에 굴복한 게 아니라, 가장 용감한 자유의 모습이었어.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아. 수많은 별들 중에 내 별을 고른다는 건, 그 별의 책임과 슬픔, 외로움까지 모두 감당하겠다는 나의 작은 약속이라는 걸.


[오늘의 깨달음 한 문장]

"진정한 자유는 모든 별을 가질 수 있을 때, 단 하나의 별에 머물기로 선택하는 용기이다."


1. 내면의 자유 ― 『명상록』에서
황제의 말처럼, 진정한 자유는 외부의 소음에서 벗어나 자신 안으로 퇴각하는 능력이다.
우주를 여행하며 만난 사람들은 저마다 별을 소유하려 했지만,
그들은 사실 별이 아니라 자신들의 계산과 습관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들은 진정한 자유, 즉 내면의 판단을 잃었다.


2. 사랑의 결단 ― 『어린 왕자』에서

“But in herself alone she is more important than all the hundreds of you other roses: because it is she that I have watered; because it is she that I have put under the glass globe; because it is she that I have sheltered behind the screen... Because she is my rose.”

나는 지구에서 오천 송이의 장미를 보았지만, 나의 장미는 그들 모두와 달랐다.
왜냐하면 내가 물을 주고, 유리 덮개를 씌우고, 바람막이로 보호했기 때문이다.
이 ‘하나의 장미’를 택한 것은 모든 장미를 가질 자유를 포기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 책임의 무게가 나를 짓누르지 않았다.
그것은 나의 감정을 진짜 사랑으로 바꾼, 가장 단단한 자유의 형태였다.


3. 귀향의 자유 ―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는 여신 칼립소의 불멸의 제안을 거절했다.

“Cherishing no desire but to see the rising smoke of his homeland one day, waited for death.”

그는 영생 대신 죽음이 기다리는 귀향의 길을 택했다.
육체는 구속되었지만, 그의 영혼은 고향으로 향하는 방향 속에서 자유로웠다.
그가 선택한 것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그는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창조한 의지의 자유인이었다.


4. 우주의 농담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에서
지구가 파괴되는 순간, 우주는 이렇게 말한다.

“Don’t Panic.”

삶과 죽음, 운명과 선택조차도 거대한 우주에서는 농담 같은 일이다.
어린왕자는 웃으며 중얼거린다.
“자유란, 너무 심각하지 않게 사유할 줄 아는 용기이기도 하구나.”


오늘의 깨달음 한 문장

“자유란 날아오르는 능력이 아니라, 머무를 별을 고르는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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