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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마술사>

<거리의 마술사>


거리의 마술사

거리를 떠돌며 공연을 다니는 마술사의 눈에 언젠가 같은 자리에 보이는 하얀 옷을 입은 소녀. 소녀는 늘 같은 자리에서 표정없이 마술사를 지켜보고 있었다. 워낙 표정이 강렬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미모 때문인지 몰라도 마술사는 말을 걸고 싶어 관객으로 불러내려고 했다. 그런데 그녀는 사라지고 없었다. 주변인에게 인상착의를 물어도 찾아낼 수가 없던 그녀를 마술사는 찾을 길이 없었다.

다음날 그곳을 떠나려던 마술사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소녀는 숙소 할아버지의 손녀였고 실종된지 몇년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마술사의 눈에만 보이던 소녀는 죽은 소녀였던 것이다.


그래서 마술사는 하루 더 묵고 그녀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는데 역시 저 멀리에 소녀가 보인 것이다. 마술사는 소녀가 보이는 곳으로 갔더니 뒷산으로 사라지는 것이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소녀가 사라진 마지막 장소에서 그녀의 유골이 보이고..


한 공원에서 한 남자가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었다. 무더운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검정색 정장을 입은 그는 낡고 오래된 상자를 열고 그 안에 있는 물건을 하나 둘 씩 꺼내기 시작했다. 상자 안에는 스폰지와 로프 손수건등인 것으로 보아 마술도구인것만 같았다. 그 남자는 오른쪽에 테이블을 설치 하고 모자를 공원의 정 중간에 놓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곧 마술이 시작이 됩니다. 지상 최대의 마술쇼. 이세상 어느곳에서도 보기 힘든 쇼가 펼쳐집니다."


한가했던 공원에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로프를 잘랐다가 붙이고, 손수건이 사라졌다가 관객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등 놀라운 마술이 시작되었다. 10분쯤 지났을까.. 사람들은 어느새 마술사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자 이번에는 마술을 도와줄 어여쁜 아가씨가 필요한데 저를 도와주시겠습니까?"


마술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자 관객 중에 한 사람이 눈에 띄었다. 하얀옷에 하얀피부 검정 머리에 작은 키의 아가씨였다. 그녀는 며칠째 공연중에 같은 시간에 와서 무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마술사는 그녀를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


"자 저기 오른쪽에 뒤에 하얀 옷을 입은 아가씨가 계시는데요. 저를 조금 도와주시겠습니까?"


사람들은 마술사가 가리킨 곳을 보았고 마술사는 그녀를 불렀다. 그런데 분명 자리에 있던 그녀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당황한 마술사는 주변사람들에게 물었다.


"혹시 하얀옷을 입은 여자분 거기 없습니까?"


사람들은 웅성대며 그녀를 찾았지만 분명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공연이 끝난 뒤 마술사는 도구를 정리하며 생각에 잠겼다.

'분명히 그자리에 있던 아가씨인데. 늘 같은 자리에서 나를 바라보던 그 아가씨가 왜 내가 부르면 보이지 않게 되는 거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숙소에 누워 마술사는 그녀가 머리속에서 떠나지를 않는 것을 느꼈다. 하얀 얼굴에 초췌한 얼굴의 그녀 하지만 분명 또렷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던 그녀였던 것이다. 다음날 떠나려던 마술사는 한번 더 공연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번에는 분명히 마술을 할때 그녀를 불러내야 겠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두고 보라지. 꼭 그녀를 불러낼 테다'


다음날,

마술사는 같은 시각 도구를 준비하고 있었다. 어제 사용했던 손수건을 잘 펴서 접어 놓고, 스폰지 공을 잘 정리 해두었다. 카드가 섞이지 않게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공연 할때 마다 늘 같은 자리에 있던 그녀를 반드시 불러내야 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마술공연이 시작되고 순식간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어제 봤던 관객도 있고 새로운 관객도 있었다. 어제 보다는 더 많은 사람이 몰린것에 깜짝 놀랐지만 마술사는 괘념치 않았다.


10분쯤 지났을까.


"자 이제 관객이 필요한 시간입니다."


마술사는 그녀를 찾았지만 오늘따라 그녀는 보이지를 않았다. 공연을 하는 3일 내내 보이던 그녀는 오지 않았던 것이다. 공연을 하는 내내 그녀를 찾았지만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가버린 것인가'


그렇게 공연이 끝나고 도구를 정리를 하는 사이. 그녀를 만나지 못한 것이 뭔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그때였다. 저 멀리에 그녀가 벤치에 앉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분명 그녀였다. 여전히 하얀 옷을 입고 하얀 피부의 그녀는 멀리서도 또렷하게 보였다. 마술사는 그녀가 보이는 곳으로 한달음에 달려갔다. 그런데 그녀는 그 자리에 없었다!!


 

"혹시 그녀를 보셨나요? 여기에 아까까지만 해도 앉아 있었는데"


마술사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지만 그 누구도 모른다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 그 누구도 그녀를 본 사람이 없다는게 너무도 이상했다. 분명 눈에 띄는 얼굴일텐데도 그 짧은 시간에 사라졌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었다. 뭔가에 홀린듯한 느낌이 들었다.


숙소에 돌아와서 마술사는 누워서 무엇이 홀리게 된것인지 고민을 했다. 내일이면 길을 떠나야했기에 조바심이 났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다음날.


길을 떠나기 위해 숙소의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하고 떠나려는 찰나, 눈에 띄는게 있었다. 숙소에 걸린 작은 액자에 그녀의 얼굴이 있었던 것이다.


"엇. 할아버지. 저 소녀는 누구죠?"


할아버지는 당황한듯 마술사에게 말했다.


"내 손주일세. 지금껏 행방을 알길이 없는"


"네? 제가 어제까지만 해도 봤는데요?"


"아니 뭐라고? 내 손주는 행방불명 된지 3년이 넘었다네. 지금도 어디에 있는지 도무지 알길이 없네만"


마술사는 어안이 벙벙했다.


할아버지는 말을 이어갔다.


"내 손주는 나를 보러 멀리서 찾아와 주었다네. 그런데 손주가 공원에 왔다고 이야기를 듣고나서는 그 뒤로 행방불명이 되었다네."


손주의 행방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수소문 해 보았지만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네..


"그럴리가요!! 제가 분명 저 사진속의 소녀를 분명히 봤는데요. 이 두눈으로 똑똑히 보았단 말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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