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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의 편지


"잘 지내시죠? 마술사님?"

일년에 한번은 불러주시는 원장 선생님. 올해도 어김없이 연락이 왔습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한 원장님은 비용을 쪼개고 쪼개서 공연비를 마련하시는것 같습니다. 공연료는 작거든요. 학원에서 이벤트에 돈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그돈으로 맛있는 음식을 사주는게 나을지도 모르니까 말입니다. 그래도 아이들 재밌게 해달라며 간곡히 부르시면 달려갑니다.



원장님은 공연이 끝나면 늘 미안해 하십니다. 늘 편지와 함께 봉투를 건내시죠.



"오늘은 끝나고 맛있는거 드시라고 조금더 넣었어요. 꼭 맛있는거 드셔야 해요"



두 손으로 공손히 주시는 붉은 봉투 만큼이나 내 얼굴도 붉어집니다. 이럴땐 비용이 작던 크던 신경이 쓰이지 않습니다. 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지거든요.



마술도구를 챙기고 길을 나서는 길. 저 멀리서 조심스럽게 선생님이 말씀하십니다.



"다음에 또 와주실 거죠?"



말씀에 마음에 감사와 책임감을 동시에 느낍니다.

https://m.blog.naver.com/baengjoon/221563821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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