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중 눈에 띄던 어두운 표정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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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시작할 무렵 선생님의 손에 이끌려 온 여자 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키도 덩치도 마술사인 저 만큼이나 커 보이는 아이는 뭐가 불만인지 새초롬한 표정을 지은채 객석에 앉아 있습니다.
고학년 저학년 섞여 앉은 자리에 다들 호기심 어린 눈을 하고 있지만 저는 그 소녀가 신경이 쓰였습니다. 아까부터 계속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이죠.
세상에 혼자 내버려진 듯한 우울한 표정의 아이는 토끼 눈을 하고 세상 모든 것을 경계 하는 느낌 마져 들었습니다. 화려한 마술이건 웃긴 마술이건간에 그 소녀의 얼굴을 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마술에 관심이 있어 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마술과 핸드폰을 번갈아 보는 아이는 그러나, 아이들에게 공연에 방해 되는 것은 싫었는지 조용히 앉아 있습니다.
내성적인 아이는 이제 막 질풍노도의 시기와 맞닥드린 모양입니다. 세상 모든 것이 귀찮고 두렵고 무서울 그런 나이인 거죠. 공연이 끝나고 조용히 나서는 아이가 내내 마음에 걸렸지만 요즘의 또래 아이들은 저런 경우가 많다고 하니 안타까울 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