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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소소한데 소소하지 않은 공연. 수리의 마술공연

후기 <소소한데 소소하지 않은 공연. 수리의 마술공연 소소한 스테이지>

마술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오랜만에 좋은 마술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수리 매지션의 ‘소소한 마술 공연’입니다. 그의 카리스마와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볼 기회가 별로 없어 궁금해하던 차였습니다. 불을 들고 있던 멋진 포스터에 비해 ‘소소한 스테이지’라는 제목은 그 카리스마를 표현하기에 조금 아쉽긴 했지만 평소 그가 아끼고 좋아하는 공연을 무대에서 선보인다고 하니 무척 기대가 되었습니다. 마침 주말에 잠깐 시간이 되어 보러 가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신사역에 위치한 ‘골드 레이블 매직바’는 처음 가보았습니다. 앤틱 한 분위기에 마술을 하기 매우 좋은 무대와 바는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국내 마술사 1호인 이흥선 할아버지의 유품들이 좋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면 좋겠군요)

임홍진 마술사는 골드 레이블 매직 바의 대표입니다. 게스트 마술 공연으로 컵엔 볼 마술을 보여주는데 ‘속이 훤히 보이는 컵과 공’이라는 마술로 보는 내내 탄성과 비명의 도가니로 몰아갔었습니다. 테크닉이 가득한 마술을 담담히 보여주니 소름이 돋을 정도였죠.

오랜만에 만나는 마술사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수리 마술사를 좋아하고 응원하는 이들이었습니다. 무척 반가웠습니다. 공연 시작 전에는 관객이 많지 않아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소소한 스테이지가 제목이듯 소소하게 공연하려나 부다 했지만 관객은 많을수록 좋은 법이기 때문입니다.

공연 시작 5분 전이 되자 다행히 객석은 가득 찼고 조금씩 양보해 자리에 앉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수리 마술사는 클로즈업 매지션(근거리에서 사람들과 마주하며 보이는 마술)으로 커리어를 많이 쌓은 인물입니다. 공연 내내 스탠드업 코미디 쇼를 본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적재적소에서 터져 나오는 입담이 매력이었습니다. 빵빵 터지는 그의 유머는 저도 무척 부러웠습니다.

무대에 서면 신기(神氣)를 발휘하는 모습은 무당이 무대에서 무아지경에 빠지듯 그에게서도 느껴졌습니다.

수리 마술사는 무대를 사랑하고 사람들 앞에 설 때 에너지가 넘치는 인물이었습니다. 관객을 볼 때 그의 눈은 빛났고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이었습니다.

봉인되었다는 그의 첫 무대 마술을 보여줄 때에는 회상에 잠기는 듯했습니다. (담배를 피워야 하는 담배 매니 퓰레이션은 고급 기술이 즐비함에도 국민건강 증진법 때문에 강제 봉인된 듯..)

신나는 음악 내내 춤과 보이는 마술은 객석을 들썩들썩하게 만들어 클럽에 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덕분에 정말 재밌게 공연할 수 있었어요 끝날 때 살짝 울컥했음 ㅋㅋㅋㅋㅋ 다시 한번 너무너무 감사드리고, 더 좋은 공연으로 잘난 척하겠습니다 ㅋㅋㅋㅋ 고마워요 다들!!!!!”
- 수리 마술사

공연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느껴진 건 그가 얼마나 마술을 사랑하는지 무대를 얼마나 즐기는지 였습니다. 무척이나 부러운 공연을 보고 온 느낌이었습니다.

2019.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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