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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어캣 같은 남자

‘왜 이리 안 오는거야?’

늦은 밤. 지하철이 띄엄띄엄 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혼자 중얼거렸다.

한참을 기다렸을까.

문이 열리고 한 덩치큰 남자가 나를 지나쳐 먼저 지하철 안으로 들어섰다. 새치기였다. 너무 순식간의 일이라 무척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질서를 지키는 것은 못난자의 바보같은 행동일 뿐인가’

기다린 나를 못본척 지나치는 그 남자. 갑자기 바보가 된 듯한 내자신을 탓하며 그 남자를 째려보았지만 덩치 큰 남자는 미어캣 처럼 ‘쪼삣’하게 머리를 곧추세운 채 빈자리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그것도 잠시. 자리가 없는 것을 알아챈 그 남자는 멋적어하며 한쪽 구석으로 사라져갔다. 속으로 ‘꼬시다’를 연발하는 나. 그 남자에게 속으로 한마디 더 하고 말았다.

‘미어캣 같은 남자 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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