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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이제 시작인가 바람이 차지기 시작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제법 쌀쌀해진 날씨는 곧 다가올 겨울을 실감케 한다. 누군가에겐 춥고 어둡고 고통이 가득한 날이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하얗고 아름다운 눈과 얼음의 세상이겠지만 말이다.

한참을 걷다보니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에 발길을 멈춘다. 떡볶이와 오뎅의 냄새다. 잠시 걸음을 멈춘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행복해지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두려워하지 말고 정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항상 불행하고 우리의 슬픔과 괴로움, 그리고 두려움에는 늘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그 사실을 말이다. 이런 감정들을 따로 떼어놓고 볼수는 없는 법이다.
- 마르탱 파주 "완벽한 하루" 중에서

아무리 힘겨운 세상이라도 먹을때는 먹어야겠지. 붉은 떡볶이가 오늘따라 유난히 야해 보인다.

아저씨는 분주한 손놀림으로 떡볶이를 휘휘 젓더니 금방 내온다. 말없이 내 놓는 손. 굳게 닫은 입술로 다른 손님을 맞이한다.

그 옆으로 그의 아내 쯤 되어보이는 분이 한쪽 구석에 웅크린채 잠깐눈을 붙이고 있다. 사람들의 이목에 상관 없이. 늘 그래 왔던 것처럼.자세도 어설프게 엎드려서는 잠시 쉬려 하지만 바로 다가온 손님 때문에 몸을 일으킨다.

그 모습을 지켜본 남자는 말없이 떡볶이만 휘휘 젓는다.

그 모습을 나는 지켜보고 있다

겨울은 이제 시작인가 바람이 차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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