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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것은 그녀의 복장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그녀의 복장이었다.>


저 멀리서 말 다툼이 일어나는 모습이 보였다.

점심 무렵 한 중년의 남자가 길바닥에 기대어 있었다. 붉은 얼굴의 남자는 낮술을 한 탓인지 눈이 풀린 모습이었다.

그 앞에는 한 아주머니가 화를 내며 그 남자에게 소리를 치고 있었다.

"일어나요! 일어나시라구요! 뭐하는 짓이에요?"

대화를 들어보니 그 둘은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였다. 아주머니는 남자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있었고 중년의 남자는 들은채 만채였다.

눈에 띄는 것은 그녀의 복장이었다.

아주머니는 병원복을 입은채 한쪽에는 링거를 꽂은 채였다. 병원에서 잠시 나와 산책을 하려고 한듯 한데, 남자를 발견한 것이다.

어떻게든 살아내기 위해 하루하루를 아쉬워 하는 사람.
삶을 '포기한 듯 한' 모습으로 한 쪽 구석에서 술이 취한채 하루를 소모하는 사람

두 사람을 한 공간에서 바라보는 나는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나는 삶을 아쉬워 하고 있는가, 그저 그렇게 소모하고 있는가.

이 화두가 하루종일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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