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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상황

<응급상황>


“누구시죠?”


숨을 헐떡이고 있는 내게 한 사람이 다가와 물었다.  


“지금 그런 말 할 시간이 없습니다. 누가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나는 다급하게 다음 말을 이어 갔다.


“한시가 급합니다. 장비!! 장비를 달라구요!!”


“이건 제가 해도...”


“무슨 말씀이십니까? 누가 해도 빨리 하는게 중요합니다. 

5분 안에 응급처치를 해야 살아날 확률이 높은거 알아요? 몰라요?”


바이탈사인을 체크하는 심장과 의사처럼 나는 식은 땀을 흘리며 말했다. 

이런 상황에도 주변 사람들은 팔짱을 낀 채 구경만 하는 모습이었다.


“이건 누가 해도 했어야 할 일입니다!!”


나는 장비를 숨을 조절하며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심장제동기를 만질때의 그 느낌처럼 다급하지만 이성을 찾으려 애를 쓰면서 말이다.


“하낫 둘!! 하낫 둘!!”


펌프질을 하는 사이 나도 모르게 입에서 구호가 터져 나왔다.


한참을 펌프질을 하고 나자 겨우 상황이 나아진듯 했다. 

온몸은 땀으로 젖었고 줄서 있던 주변의 사람들은 안정을 찾은듯 했다.


나를 도와주던 아주머니는 그제서야 내게 말했다.












“아니 그러게 변기는 왜 막히게 하고 그래요?”


“휴지가 막은 겁니다. 휴지가”


내 변명이 초라하게만 느껴졌다.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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