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우산 대신 지팡이를 든 젊은 남자

우산 대신 지팡이를 든 젊은 남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우산을 쓴 채 였습니다. 오랫만의 겨울비라서 그런지 촉촉해진 기분이 들었던것 같아요.




"탁탁탁...."

한쪽에서 둔탁한 소리가 나서 바라보니, 막힌 구석의 어귀에서 우산도 없이 후드티를 뒤집어 쓴 한 남자가 우산도 없이 지팡이로 바닥을 때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무슨일인가 하여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우산도 쓰지 않은 한 젊은 남자가 지팡이로 이리저리 바닥과 벽을 툭툭 치며 휘젓고 있었습니다. 시각장애인용 지팡이었습니다. 시각장애 남자는 잠시 길을 헤매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무슨 일이세요?"

나의 물음에 깜짝 놀란 남자가 대답합니다.

"지하철로 가려는데 이쪽인가요?"

저는 그 남자의 팔을 잡아 지하철로 안내를 하고 싶었지만, 장애인을 보았을 땐 우선 도움이 필요한지 먼저 물어보라는 것을 들은적이 있기에 우선 물었습니다.

"도와 드릴까요?"

"아뇨, 이쪽으로 가면 되나요?"

저의 목소리를 인지한 그 남자는 잠시 주춤하더니, 손으로 거리 방향을 가리킵니다.

"네 맞아요."

탁탁탁....

이리저리 바닥을 치며 조금씩 나아가는 시각장애 남자는 그렇게 빗속으로 우산도 없이 사라져 갔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겨울이 길어지고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