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부익부 빈익빈>
마스크가 풀린다는 소식을 들은 월요일, 약국 입구에는 안내문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마스크 품절, 언제 들어올지 몰라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왔다 가고 물어보니 궁여 지책으로 붙여놓은 모양인데, 마스크를 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안타까움과 구비해도 금방 나가는 약국의 아쉬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결국 마스크를 추가 구매하지 못한 채 돌아가는 길. 무거운 발걸음으로 엘레베이터를 탔는데 사람들의 대화가 들린다.
"집에 갔는데 마스크가 버려져 있더라구. 그런데 깨끗해 보이는 거야.왜 마스크가 깨끗해 보이냐고 물었더니, 마스크를 하루 쓰고 버린다는 거야"
지금처럼 마스크 구하기가 어려운 때 그들의 대화는 씁쓸함을 안겼다.
'구해 놓지 못한 나를 탓해야 하겠지...'
엘레베이터를 나와 뻥뚫린 하늘을 보고 있음에도 나의 답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