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쓸게 없을 땐 이런거라도 써보자.
<이제야 이해할 수 있게 된 말들>
어릴적 아버지를 따라 들어간 목욕탕. 아버지는 말없이 목욕탕의 뜨거운 물에 들어가 땀을 빼셨지만 어렸던 저는 오른발 넣었다가 왼발 넣었다가 하면서 아주아주 천천히 뜨거운 물에 들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목욕탕 안에 있던 사우나 실에서 손잡고 들어갔다가 숨도 못쉬고 헐덕였던 일. 사우나에는 절대로 안들어가겠노라고 다짐했던 어린 시절은 이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어른들이 굳이 뜨거운 물에 들어가서 땀을 내는 이유를 이해를 못했었습니다. 또 하나 이해를 못했던게 있었습니다.
"시원 ~~~ 하다"
가끔 아저씨들이 온탕에서 외치는 한마디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뜨거우면 뜨거운거지 시원하다는게 뭐람?'
영원히 이해할 수 없을것 같던 그들의 한마디는 이제서야 이해가 가기 시작합니다. 뜨거운 동태탕의 국물을 후루룩 마시며 스스로 '시원~하다'고 외치는 저는 이제 목욕탕 중년 아저씨들의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인생의 쓴맛이 소주보다 더 쓰다는 것을 알게 될 수록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어 갑니다. 이제는 저도 나이가 들어 가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