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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인생 뒷맛같은 에스프레소 그 뒤에 남은 설탕이.

*커피숍 갔다와서 느낀점을 써보자.







'여기가 맞나...'






신기루 같은 곳...






어느 한적한 골목길. 음식점도 보이지 않고 주택가만 들어선 미로 같은 골목길의 어귀를 지나면 뜻밖의 장소를 만나게 됩니다. 조그마한 커피숍. 커피숍이라고 하기 보단 Bar라고 부르는게 나을것 같네요.


마치 숨겨진 미지의 섬을 발견한 사람처럼.

나만이 알고 있는 숨겨진 비밀의 장소를 알아낸 것처럼 몹시도 흥분이 됩니다.


바의 안에는 이제 막 영업을 시작했는지 분주히 바쁜 사내가 있습니다.


"영업... 시작 했나요?"


낯선 사내의 등장으로 깜짝 놀란건지. 비교적 손님이 없는 오전 시간에 내가 등장해서인지는 모르지만 깜짝 놀라는 직원분. 바리스타라고 불러야 할지, 바텐더라고 불러야 할지 잠시 머뭇 거립니다. 커피를 내리는 건 바리스타인데 길죽한 바에 혼자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은 바텐더라고 부르는게 나을것 같기 때문입니다.


LONG LIFE~ 코로나 시기임에도 인생은 아직 기니까 괜찮다고 말하는 듯한 수첩. 이렇게 아기자기한 출입 명부는 처음 봅니다. 



10평 남짓되는 자그마한 카페는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들로 한가득입니다. 이런 물건들이 자리를 잡아 용케도 어울리는 걸 보면 사장님의 센스가 대단한것 같네요.



"무엇을 드릴까요?"


"여기는 여기 커피는 뭐가 유명해요?"


"로마노를 한번 드셔 보세요."



각얼음에 담긴 탄산수. 입을 개운하게 씻고 새로운 맛의 세계를 맞이할 준비를 하라는 듯 정갈함에 몸도 마음도 차분해 지는것 같습니다.






눈에 띄는 한약재 장식장. 중국에서 직접 가지고 오신 소품이라고 하는데,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자리를 잘 잡고 있습니다. 커피도 팔고 한약도 팔것 같은 분위기.








에스프레소에 담긴 레몬. 로마노라고 불리는데 씁쓸한 에스프레소를 한잔 들이킨 후 바닥에 남겨진 녹은 설탕을 레몬에 발라서 먹으면 됩니다.



씁쓸한 인생의 뒷맛같은 에스프레소이지만 그 뒤에 남은 달콤한 설탕이 '인생은 녹녹치 않지만 그렇다고 즐거운일이 없지는 않으니' 희망을 갖고 살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커피숍을 나서면서 자꾸 뒤돌아 보게 됩니다. 신기루처럼 금새 사라져 버릴것 같아서 말입니다. 의외의 곳에 숨겨진 신비로운 섬 같은 이곳. 이 작은 카페를 나서며 꿈에서 깬듯 다시 세상으로 발을 내디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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