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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 떡볶이 보초맛?


<엽기 떡볶이 보초맛>


*읽으나 마나 한 글 쓰기를 해보자. 오타에 이은 오해로 겪은 일을 써보자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어느날 떡볶이 사러 가는 길 이었다. 핸드폰 메모에는


'떡볶이 사올 것. 엽기 떡볶이 보초맛'


이라고 써있었다. 아무래도 오래전에 메모를 해둔것 같은데 기회가 되면 한번 먹어보겠노라 쓴 모양이다. 그런데 눈에 띄는 문장이 있었다.


'엽기 떡볶이 보초맛'


보초맛이라.. 도무지 이게 무슨 맛인가 궁금증이 더해졌다.


'요즘 군 위문 공연으로 떴다던 브레이브걸스가 유행이 되면서 밀리터리 맛으로 새로 나온 건가?'




'보초 맛은 혹시 군대에서 새벽에 보초를 서고 배고픔을 떡볶이로 해결하던 군인들의 간절한 맛이 그대로 담겨진 것일까?'



내가 쓴 것임에도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 메모였다. 분명 내가 쓴 메모는 맞는데.. 



'혹시 부추맛'을 잘못쓴건가? 아니겠지..'



부추 떡볶이는 오히려 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부추와 떡볶이를 잘못쓴건가 의심이 꼬리를 물었지만 도저히 답은 나오지 않았다. 유명하다고 소문이 난 떡볶이 집을 방문했다. 내부에는 점심시간임에도 빈자리가 거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자리 하고 있었다. 나는 직원에게 물었다.



"떡볶이 보초맛 하나 주문하려구요"


"보초맛이요?"


(메모를 보여주며 강조한다) "네, 보. 초. 맛"


"저희는 보초맛은 없구요. 초보맛, 매운맛, 아주 매운맛 이렇게 있는데요" 




아..


초보맛..


..


초보.. 맛..


조용히 나는 주문을 하고 한쪽 구석에 보초서는 군인처럼 조용히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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