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에.
이번주는 왠지 익숙한 광고 문구 하나가 맴돌아서 그걸 가지고 이야기를 좀 해볼까 봐요.
유명한 에너지부스터음료 중에 '날개를 펼쳐줘요'라는 문구로 어필하는 회사가 하나 있습니다.
요즘 뭐랄까. 한번 마셔나 볼까. 날개를 펼쳐준다는데. 이런 생각이 듭니다.
몇 주 전부터 고정 업로드를 정해놓은 화, 목, 금 3일은 조금 빡빡하게 시간을 가득 채우고 있고 그 외의 월, 수 이틀은 혹시 모르는 상황을 대비해 세이브를 쌓아놓는 날로 정했어요. 토, 일 주말 동안은 그 주의 컨디션에 맞춰서 일을 해야 하는 때라면 일을 좀 더 하고 아니라면 푹 쉬어보는 날을 하기로 했습니다. 월화수목금토일 쉼 없이 내달리던 때에는 쉬지 않는다는 것에 취해서 나아갔었는데, 생각해 보니 꽤 힘겨웠나 보더라고요. 그래서 약간 텀을 가지고 세이브도 쌓으면서 이어 나가보기로 했답니다. 요즘 좀 적응되고 보니 훨씬 지속하기에 좋은 루틴인 것 같아서 한동안은 이렇게 해보려고요.
지난주는 체력이 달려서 골골거리는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다행인 것은 업로드 일정에 맞춰서 콘티들이 착착 완성되어 있던 터라, 부담 없이 작업시간을 조절해서 쉴 수 있었어요. 그러다 어제저녁부터 컨디션이 살짝 돌아와서 오늘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들을 위해 세이브원고들을 한가득 모아놓아야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밀린 블로그 포스팅도 하고 영상도 편집하며 엊저녁을 보냈고, 오늘은 가능한 만큼의 만화 콘티를 다 뽑아놓을 예정입니다. 쓰고 나니 아찔한데 그래도 이렇게 여유 있는 요일들을 정해놓은 덕분에 월, 수는 업로드를 위해 다져놓는 시간이 되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지난주의 제 컨디션을 돌아보고 있자니 한 방에 체력이 빡-! 올라가는 빨간 물이라던가. 한 방에 아이디어가 파바박! 샘솟는 파란 물이라던가 그런 것들이 간절해집니다. 운동을 꾸준히 해서 체력을 올리는 것이 정도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자꾸 한 방을 찾게 된달까요. 이제 약간 감정을 조절하는 기분 부스터 같은 것은 찾았거든요. 내가 뭘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지. 뭘 하면 어느 정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이 기분을 무시하고 벗어날 수 있는지 같은 것들이 요. 그런데 도무지 체력은 한방에 오르는 법이 없네요.
엉덩이 힘이 세서 정말 오래 가만히 앉아있을 수 있다는게 꽤 큰 장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혼자서 방 안에 틀어박혀 일을 하는 동안에는 그게 막 좋은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에 집중하기는 정말 잘하는데 또 그것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헤어 나오지 못한다는 것 또한 큰 문제더라고요. 그러니 체력이 안 늘지... 다 아는데 그게 또 맘처럼 쉽지가 않네요. 저는 오전시간에 효율이 극대화되는 편이라 운동이든 작업이든 효율적으로 하고 싶은걸 오전에 배치해야 하는데 둘 다 오전에 하고 싶으니까 이게 욕심이 자꾸 나서 운동하고 있으면 아 그냥 이 시간에 작업하면 좀 더 슥삭 되고 일찍 끝나면 오후는 더 쉴 수 있는데 생각이 나는 거예요. 이럼 안되는 거잖아요, 오래 지속하려면. 진짜 주변에서 잔소리 엄청나게 듣고 있는데도 몸과 생각이 따로 놀고 있어서 심란합니다.
한 방이라는 것은 없다는 걸 아는데도 자꾸 그런 걸 찾고 있으니. 이번주는 반성하며 시작해야겠네요. 사실 그러려고 오늘 브런치가 이모양입니다. 이번주부터는 몸을 좀 움직일 수 있어서 여기다 다짐해 놓고 일주일을 살아봐야겠어요. 그러고 후기를 또 들고 다음 주에 찾아오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건강하게 만나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