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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신행 Oct 22. 2023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이유

전역 후 예상보다 이른 기간에 영어로부터 자유로워졌고 여행을 떠날 준비를 마쳤다. 이제 떠나겠다는 결심이 섰지만 떠날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원룸 계약기간’ 때문이었다. 나는 1년 계약으로 원룸에 들어갔다. 그 당시는 철이 없어서 내가 원하는 시기에 중도해지를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원룸 주인아저씨께 말씀드리니 중도 해지는 어렵다고 말씀해 주셨다. 보증금이 3,000만 원으로 일반 사람들보다 높은 금액인데다 현재는 보증금을 운용 중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계약기간’의 중요성에 대해서 배웠다. 생각해 보면 원룸 주인아저씨 말씀이 맞았다. 처음부터 1년을 살기로 약속을 하고 들어갔으니 그 기간을 채워야 했고 내가 맡겨놓은 보증금은 계약이 끝난 후 되찾을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떠나고 싶어도 못 떠나는 이유 중 하나는 보이지 않는 약속 때문이다. 임대계약, 근로계약, 가족 간의 약속, 연인, 친구 간의 약속, 국민의 4대의무 등이 보이지 않는 약속에 속한다. 이 모든 약속들을 정리하거나 이행했을 때 비로소 떠날 수 있음을 나는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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